그녀의 입가에선 요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모국인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도 가슴벅찬 일인 데 이 곳에서 꿈에 그리던 2세를 가졌기 때문이다.
두살때인 1974년 생후 6개월된 동생과 함께 스웨덴에 입양됐던 캐롤리나 라슨(29·한국명 박은경).그녀는 지난해3월28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날 밤의 설렘을 아직도잊지 못한다.
“그때는 신혼의 단꿈만으로도 마냥 행복할 때였습니다.
결혼한지 10일 밖에 안됐거든요.게다가 한국에서 친어머니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으니 어땠겠습니까.” 그녀는 부모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친아버지가 지난 73년 사망하자 친어머니가 74년 충북 희망고아원에 자신과동생을 버리고 갔다는 영문으로 된 입양기록이 전부다.한국을 방문하고 싶었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그녀의 한국 방문은 뜻밖에도 남편 호칸 라슨(34) 덕분에 이뤄졌다.볼보건설기계에 입사한 남편이 한국지사(02-3780-9176) 근무를 자원한 것이다.이왕이면 한국에 근무하면서 아내가 친어머니를 찾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기대를 갖고 한국에 온 것은 사실이지만 선뜻 친어머니를 찾아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함께 입양됐던 동생의 반대가 무척 심했거든요.” 이 때문에 그녀는 한국에 온 지 10개월이 다 되도록 친어머니를 선뜻 찾으려 들지 못했다.그러나 최근 마음을 바꿨다.남편이 조만간 스웨덴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동생도 지금쯤은 친어머니에 대한 반감이 누그러졌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서랍 깊숙이 간직했던 입양기록과 사진을 공개했다.머지않아 희망고아원에도 가볼 계획이다.
그동안 라슨 부부의 한국생활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한국인들은 종종 원칙을 깨뜨리면서 이것을 ‘융통성’이라고 부른다고 했다.보행자가 없으면 정지신호를 무시하고차가 없을 때는 U턴 신호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반면에 스웨덴은 너무 원칙에 매달려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부부에게는 한국의 일요일 근무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라슨 부부는 몇주전 일요일 고장난 자동차를 애프터서비스업체 직원이 고쳐주는 것을 보고 놀랐다.일요일에도 차를 고칠 수 있다는 것은 편리하지만 그 업체 직원은 휴일에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없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번 월드컵이 성공할 것 같냐는 질문에 라슨 부부는 올 초 있었던 일화로 답변을 대신했다.“새해 첫날 집앞 가판대에 신문이 비닐에 싸인 채 놓여 있었습니다.주인이 없어도 사람들은 돈을 놓고 신문을 가져가더군요.이 정도의 시민의식이라면 월드컵 성공은 말할필요도 없습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두살때인 1974년 생후 6개월된 동생과 함께 스웨덴에 입양됐던 캐롤리나 라슨(29·한국명 박은경).그녀는 지난해3월28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날 밤의 설렘을 아직도잊지 못한다.
“그때는 신혼의 단꿈만으로도 마냥 행복할 때였습니다.
결혼한지 10일 밖에 안됐거든요.게다가 한국에서 친어머니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으니 어땠겠습니까.” 그녀는 부모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친아버지가 지난 73년 사망하자 친어머니가 74년 충북 희망고아원에 자신과동생을 버리고 갔다는 영문으로 된 입양기록이 전부다.한국을 방문하고 싶었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그녀의 한국 방문은 뜻밖에도 남편 호칸 라슨(34) 덕분에 이뤄졌다.볼보건설기계에 입사한 남편이 한국지사(02-3780-9176) 근무를 자원한 것이다.이왕이면 한국에 근무하면서 아내가 친어머니를 찾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기대를 갖고 한국에 온 것은 사실이지만 선뜻 친어머니를 찾아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함께 입양됐던 동생의 반대가 무척 심했거든요.” 이 때문에 그녀는 한국에 온 지 10개월이 다 되도록 친어머니를 선뜻 찾으려 들지 못했다.그러나 최근 마음을 바꿨다.남편이 조만간 스웨덴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동생도 지금쯤은 친어머니에 대한 반감이 누그러졌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서랍 깊숙이 간직했던 입양기록과 사진을 공개했다.머지않아 희망고아원에도 가볼 계획이다.
그동안 라슨 부부의 한국생활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한국인들은 종종 원칙을 깨뜨리면서 이것을 ‘융통성’이라고 부른다고 했다.보행자가 없으면 정지신호를 무시하고차가 없을 때는 U턴 신호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반면에 스웨덴은 너무 원칙에 매달려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부부에게는 한국의 일요일 근무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라슨 부부는 몇주전 일요일 고장난 자동차를 애프터서비스업체 직원이 고쳐주는 것을 보고 놀랐다.일요일에도 차를 고칠 수 있다는 것은 편리하지만 그 업체 직원은 휴일에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없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번 월드컵이 성공할 것 같냐는 질문에 라슨 부부는 올 초 있었던 일화로 답변을 대신했다.“새해 첫날 집앞 가판대에 신문이 비닐에 싸인 채 놓여 있었습니다.주인이 없어도 사람들은 돈을 놓고 신문을 가져가더군요.이 정도의 시민의식이라면 월드컵 성공은 말할필요도 없습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2002-01-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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