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파격적 변신만이 살길”

[기고] “파격적 변신만이 살길”

강준만 기자 기자
입력 2002-01-17 00:00
수정 2002-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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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매일의 민영화에 축하를 보낸다.한 사람의 독자로서 대한매일에 바라고 싶은 건 딱 두 가지다.하나는 지난 몇 년간 보여준 개혁지향성을 계속 지켜달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꼭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번째 주문을 실현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우 불안하게 생각하는 점일 것이다.대한매일은 기존의 기득권을 버리고 다시 태어나고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신문의 탄생으로 보아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한국 신문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을 택해야 할 것인가? 대한매일과는 무관하게 먼저 그 가능성을 타진해보기로 하자.

한국 신문의 왜곡된 배급 구조와 불공정한 배급 관행은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성공하는 걸 매우 어렵게 만든다.게다가독자들도 신문 선택에서 자신의 성향과 개성을 충족시키려하기보다는 가장 강하다고 생각되는 ‘주류'에 영합하고 싶어하는 성향이 강한 것도 신문 시장의 변화를 매우 어렵게 만든다.

이는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아무리 탁월한 지면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해도 그것이 독자들의 신문 선택에 큰 영향을미치기 어렵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다.따라서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소 ‘오버'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야말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첫 번째 가능성은 서울 지역신문으로의 차별화다.서울마저도 지역별로 나눠 또 한번의 차별화를 시도한다면 중규모 광고주를 유치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전국지 기능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다른 신문들의 지방판이 부실한 걸 염두에두고 각 지역별로 지방신문을 하나씩 잡아 신문제작은 물론배급에 있어서까지 적극적인 제휴관계를 모색하게 되면 서울도 먹고 지방도 먹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두 번째 가능성은 미국의 ‘공공 저널리즘' 요소를 일부 도입하는 전문적인 ‘민원해결 신문'으로의 변신이다.이는 대한매일이 강조하는 ‘공공분야의 특화'와도 연결되는 것인데,‘민원해결 신문'은 낮은 곳에서 낮은 자세로 시민들이 일상적삶에서 가려워 할 곳을 골라서 긁어주는 기능에 주력하는 것이다.

세 번째 가능성은 미국의 ‘유에스에이 투데이'나 한국의 스포츠신문들을 뺨칠 만큼 파격적인 편집으로 이미 신문을 떠났거나 떠나려 하는 독자들을 껴안는 것이다.물론 이러한 변신엔 이른바 ‘맥도널드화'라는 비판이 쏟아질 것이나 신문기사 내용의 노선과 방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뒤처지는 진보'가 아니라 ‘앞서가는 진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네 번째 가능성은 신문지대 인상이 시급하다고 하는 상식을뒤엎고 오히려 지대를 낮춤으로써 기존의 ‘가격 카르텔' 체제를 깨면서 신문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미 생활정보지들에 빼앗긴 중소 광고주들을 다시 찾아오는 지면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밖에도 명실상부한 ‘고급지'로 차별화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나 이는 바람직하기는 해도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지나치게 왜곡된 시장 구조와 ‘힘의 논리'를 따라가는 독자들의 성향 때문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는 대한매일이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그러나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 하는 건 외부자의 몫은 아닌 것 같다.내가 바라는 건 그 어떤 방식을 택하건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하리라는 점이다.물론 그만큼 위험부담은 크겠지만 신문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조하에서 안전제일주의 또는 무사안일주의의 위험부담도 생각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강준만 전북대교수
2002-01-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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