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의 北미사일 위협 과장

[사설] 미국의 北미사일 위협 과장

입력 2002-01-17 00:00
수정 2002-01-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미국이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위해 1990년대 말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의 미사일 위협을 과장했다는 미 워싱턴 포스트지의 보도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보도에 따르면 1998년까지만 해도 미 중앙정보국(CIA)은 제3세계 국가들이 적어도 2010년까지는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위협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1999년 무렵부터는 수년내로 미국 영토를 위협하는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라고 예측을 뒤집었다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CIA의 견해는 군수산업체의 입김과 정치적 논리에 의해 왜곡됐으며 이란의 미사일 위협을 강조하는 이스라엘의 영향력도 크게 작용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개발 시기와 위협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정치적 의도에 따라 쉽게 뒤집힌 데는 럼즈펠드 현 국방장관이 1998년 당시 이끌고 있던 특별위원회 보고서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보고서는 록히드 마틴사와 보잉사등 군수산업체 미사일 기술자들의 설명에 의거해,무선송신기만한 탄두를 알래스카나 하와이까지 발사할 수만 있어도 대량파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위협을 과장해,북한이 5년내로 미국 영토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무거운 탄두를 나를 수있는 정확한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며,대기권 진입시 타지 않을 탄두를 개발해야 하고,북한의 미사일발사 준비는 사전에 감지될 수 있다면서 진정한 위협이 되기는 멀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북한 미사일 위협론을 바탕에 깔고 있는 부시행정부의 대북 강경론은 북한의 일방적인 대화 자세와 함께 남북대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북한 미사일이 갖는 위협을 경시해서도 안되겠지만,이를 과장해 북한으로 하여금 정상적인대화에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서도록 만들거나 그 위협을 협상카드로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동아시아 평화와 한민족 화해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2002-01-17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