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직장을 그만두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한 샐러리맨이 집에 돌아가자마자 아내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다.“쥐꼬리만한 봉급을 그나마 줄여 놓고….때려 치우고‘내 일’을 하든지 해야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직장 그만두겠다’는 말을 들어온아내가 물끄러미 남편을 바라보더니 입을 연다.“어디선가읽은 기억이 있는데,오랜 가뭄으로 물웅덩이에 갇히게 된물고기가 있었습니다.물은 점점 말라가고 물고기는 하늘만 바라보게 됐습니다.이때 누군가가 물 한 바가지를 부어주었습니다.무척 고마웠지만 효과는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이번에는 누군가가 물 한 양동이를 부어 주었습니다.물고기는 지난번보다 훨씬 오래 갈 것 같았습니다.” 이쯤에서 남편은 속으로 ‘음.돈 많이 벌어오라는 이야기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내의 말은 이어졌다.“하지만 가뭄에 물 한 양동이인들 얼마나 가겠어요.그보다는 졸졸 흐르더라도 깨끗한 물이 계속 흘러오고 흘러나가는 게 훨씬낫지요.” 한동안 남편은 ‘회사 때려치운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강석진 논설위원
강석진 논설위원
2001-12-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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