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김 사건 은폐·조작 검찰도 알았다”

“수지 김 사건 은폐·조작 검찰도 알았다”

입력 2001-12-15 00:00
수정 2001-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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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7년 수지 김 피살사건과 관련,김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의 남편 윤태식(尹泰植·43) 피고인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윤 피고인이 당시 귀국 후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았을 때 조사실로 찾아온 검사 2명에게도 사건의 진상을 자백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金庸憲) 심리로 열린 14일 공판에서 윤 피고인은 변호인 신문을 통해 “”87년 1월부터 4월까지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납치 미수 사건이 아니라고 털어놓은 뒤 안기부 수사관이 '검찰과 협의해야 하는데 그 쪽에서 누가 올테니 솔직히 얘기하라'고 했다””면서 “”누군가 조사실로 찾아와 사건의 진상을 다시 설명해 줬는데 나중에 안기부 수사관에게서 그 사람이 검사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윤 피고인은 이후 “검사들이 ‘(안기부 직원들에게)과실치사에 불과하니 나라를 위해 침묵하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안기부 직원들로부터 들었다”며 “안기부 직원들도 ‘진실을 밝히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해 지금까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윤 피고인은 이후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납북 납치사건’으로 결론이 나버렸으며 최근까지도 국정원 등의 감시를 받는 상황이어서 진실을 밝힐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피고인은 당시 자신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했던 사람이 검사라는 것만 기억할 뿐 정확한 신분이나 인상착의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못했다.

윤 피고인은 “당시 안기부에서 검찰과 사건 처리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며 “94년까지 안기부 직원이 나를 감시하고 동향보고를 했으며 호출하면 서울시내 모 호텔로 불려가기도 하고 최근 구속직전까지 국정원 직원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윤 피고인은 또 “87년 당시 격렬하게 싸우던 중 김씨가 중심을 잃고 벽이나 모서리 같은 곳에 머리를 박고 쓰러져 숨졌다”며 “두려운 마음에 베갯잇을 덮어 씌우고 여행용 가방끈으로 목을 졸랐을 뿐”이라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검 박영렬 외사부장은 “”안기부 파견 검사에게 사실을 털어 놓았다는 윤씨 진술이 있어 당시의 안기부 수사관을 조사했으나 '극비사항을 외부 인사에게 알려 줬겠느냐'고 부인했다””면서 “”윤씨에게도 파견 검사들의 사진을 보여 줬으나 기억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지검의 고위관계자도 “”법무부에 확인해 당시 파견 검사들을 상대로 조사했으나 윤씨 조사에 입회한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내년 1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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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미기자 eyes@
2001-12-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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