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 美입양 친형에 골수 기증

생면부지 美입양 친형에 골수 기증

입력 2001-12-05 00:00
수정 2001-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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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 미국에 입양된 뒤 희귀병으로 투병중인 친형에게얼굴도 모른 채 헤어져 살아온 한국의 친동생이 골수를 기증했다.

주인공은 4일 서울중앙병원에서 골수채취 수술을 받은 이경호군(5·경북 경주시).채취된 이군의 골수는 미국 신시내티 한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친형 병조(14·미국명Thomas Sankey)군에게 48시간안 공수된다.

지난 88년 가정형편이 어려워 병조군의 부모는 갓 태어난장남 병조군을 곧바로 미국으로 입양시켰다.병조군은 뒤늦게 태어난 경호군 등 동생들의 존재도 모른 채 10년 넘게 떨어져 미국인 양부모 밑에서 자라왔으나 세살 무렵 희귀한 선천성 빈혈의 일종인 판코니 빈혈(Fanconi Anemia)이 발병,오랜 투병생활을 했다.

치료 방법은 골수이식 뿐이어서 양부모는 백방으로 이군에게 맞는 골수를 찾았지만 적합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결국 입양을 주선한 대한사회복지회까지 찾아 경호군의혈액유전자형이 같은 것을 확인,동생의 도움을 받게 됐다.

병조군의 어머니(38)는 “태어나자마자 젖 한번 못 먹이고 떠나보낸 아이지만 둘다 수술이 잘 돼 건강하게 뛰어다녔으면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준규기자
2001-12-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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