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오륜 후보지 공동선정 파장/ 지역이기에 밀려 ‘정치적 타협’

동계오륜 후보지 공동선정 파장/ 지역이기에 밀려 ‘정치적 타협’

곽영완 기자 기자
입력 2001-11-17 00:00
수정 2001-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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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강원도와 전라북도를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로 공동 선정한 것은 한쪽만을 선정했을 때 발생할 후유증을 염두에 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정은 양측의 지나친 지역 이기주의와 이를 배척하지 못한 KOC의 정치적인 고려 탓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처음 밝힌 곳은 97년 무주에서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른 전라북도였다.

그러나 99년 동계아시안게임을 치른 강원도가 뒤늦게 유치에 뛰어들어 경쟁을 펼치게 됐다.국제스포츠 대회 유치를놓고 국내에서 복수의 지역이 경쟁하기는 사상 처음이었다.

더구나 양측은 후보지 확정을 앞두고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을 펼쳐 많은 우려를 사왔다.내년 자치단체장 선거까지겹친 것도 물러설 수 없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전라북도의 경우 지난 8일 강원도에 유리한 내용을담은 KOC의 평가보고서가 공개되자 “후보지로 선정이 안될 경우 공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며 법정으로 몰고갈 움직임 마저 보여왔다.결국 KOC 총회의 이날 결정은 어느 일방을 선택했을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불상사를 예방하겠다는 의도가 깃들여있다.

그러나 이는 본선,즉 최종적으로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현재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는 캐나다 밴쿠버와 스위스 베른 등전세계 10여개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깝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강원도와 전라북도의 공동 개최는 다른 나라의 경쟁 도시에 비해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IOC는 경기 장소간 거리에 대해 승용차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할 것을 주문하고 있어 최종 개최지 결정에 감표 요인이 될 게 틀림없다.

뿐만아니라 지금까지 별도의 조직을 편성해 후보지 선정대결을 벌였던 양도가 하나의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경기장 배분과 대회 명칭 등도 논란의소지가 남아 있다.

이날 KOC 총회장 밖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체육인들 또한“내년 지자체 선거에 미칠 영향과 양 도간 지역 감정이격화될 것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KOC 위원들이 양측의 지나친 지역 이기주의를 뿌리치지 못하고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며 “결과적으로 현실적이지 못한 공동 유치안은 사실상 2010년 동계올림픽의 국내 유치를 포기한 것과 같다”고 질타했다.

한편 유종근 전북지사는 “원래 단독 개최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아쉽더라도 공동 유치 결정을 수용하겠다”며“정부, 강원도와 협의를 거쳐 국내 유치를 위해 최선의안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진선 강원지사는 “도민의 의견을 수렴해 공동유치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KOC의 결정을 거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당초 양 도를 비교평가해 투표로 후보지를선정키로 해놓고 갑자기 공동 유치로 바뀐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KOC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2001-11-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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