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가인권위 바로 서야 한다

[기고] 국가인권위 바로 서야 한다

허상수 기자 기자
입력 2001-11-15 00:00
수정 2001-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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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부안팎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지난달 30일 ‘국가인권위원회법 시행과 직원채용’이란 주제의 공청회에서 드러난 여러이견은 국가인권위의 위상 정립과 향후 업무 수행에 몇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정부 부처안에서 인권위 기능과 역할에 제동을 거는 듯한 인상을 남겨 주었다.많은 인권단체와인권위 관계자가 예상했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인권위가 바로 서야 하는 이유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인권위법은 지난 5년 동안 각계인사들이 참여하여 땀과 눈물이 이루어낸 결정체다.더욱이 지난 1월,엄동설한의 극한상황에서 목숨을 건 인권운동단체 활동가들이 맨몸으로 주장하여 이루어낸 인권운동의 산물이다.

아울러 국민의 정부가 이룩한 대표적 민주개혁입법의 하나다.타 부처 공무원들이 ‘규모가 크네,인원이 많네’ 하면서 딴죽을 걸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따라서 행정자치부,법제처와 법무부,국방부와 통일부,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 등정부 부처에서 지레 손을 내저을 일이 아니다.

과거 권위주의정권 시절의 반인권적 관행이나 기득권을 반복하고 유지하려고 고집하지 않는 한 이들 부처는 국가인권위의 발족을 지원하고 거들어 줘야 하며 행보를 열어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군사문화와 비민주적 관행으로 인하여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행정 집행상의 과오와 비리,부조리와 부패를청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그런 아픔을 딛고 서야 행정문화의 쇄신이 달성되어 국민과 함께하는 행정부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

인권위의 위상 정립은 실추된 행정부의 이미지 제고에 중대한 기여를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인권사각지대를 찾아내고,권리구제 방안을 제고,강화하려는 인권위의 기능 행사는결코 기존 행정관청과의 업무 중복이나 직역(職域) ‘넘보기’가 아니다.

이 새로운 독립기구의 창설로 인하여 새로운 관민 합작품이 완성되면 정부 신뢰가 쌓이고,국민과 행정권력간의 간격은 더욱 좁아지게 될 것이다.이제 공무원들이 툭하면 예산과 법령의 미비를 들며 벌어지는 ‘부작위에 의한 직무해태’로 인권침해사태를 방치하는 우를 반복하도록 내버려 둘수는 없다.

동성애자 등 소수자인권침해로 얼룩진 인권 사각지대를 청소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인권위의 바로서기는 중요하다.

기존의 법령으로서는 보호받기 어렵거나 억압적 사회분위기와 편견 때문에 피해를 받고 있는 소수자들의 인권침해 구제가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인권국가,인권보장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하다.

인권교육의 강화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사전예방책이다.문제가 발생하여 치유하는 데 드는 노력과 경비와 자원보다는문제 발생의 원천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며 행정부뿐만아니라 국가사회,전국민의 인권의식을 함양하고,이를 위한인권교육을 보강하며 심화하는 학습과 연구조사작업의 추진은 반드시 알차게 실현되어야 한다.그 길만이 인권선진국으로 살맛이 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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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수 성공회대 교수·사회학
2001-11-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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