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흑수선’

새영화/ ‘흑수선’

입력 2001-11-14 00:00
수정 2001-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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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 감독이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대중적 흥행을거두고야 말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아온 ‘흑수선’(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이 16일 개봉된다.최근 몇년동안 ‘러브 스토리’‘정’ 등 흥행을 의식하지 않고 독립영화를 찍어오던 배 감독이 40억원이 넘는 본격 상업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은 두고두고 얘깃거리가 될만했다.

영화는 반세기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한국전쟁의 비극에서 찾아내는 미스터리 액션물.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오형사(이정재)는 피살자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한다.죽은 두사람 모두 한국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에서 탈출포로 체포작전을 맡았었다는 점이다.피살자의유품속에서 낡은 일기장 한권과 흑백사진 두장을 발견한오형사는 이를 토대로 세사람에게로 살인혐의를 좁혀간다.

50년전 남로당 당원이었던 손지혜(이미연)와 그녀의 연인이자 사건 발생 전날 출감한 비전향 장기수 황석(안성기),빨치산의 우두머리였던 한동주(정준호).

미스터리 구도로 일관되는 영화는 50년전의 과거와 현재,한동주가 과거를감춘 채 정치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일본미야자키현을 수시로 넘나든다.영화의 스케일을 생생하게전해주는 장치로 성공했다.거기에,300여명의 엑스트라를동원해 재현해낸 거제포로수용소 등 웅장한 화면은 시선을 붙드는 볼거리다.

‘흑수선’은 극중 여주인공이 남로당 당원이었을 당시의 암호명.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해가는 한켠으로 두드러지는 주제어는 ‘비극적 사랑’이다.끔찍하게 사랑했으면서도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50년의 세월을 어긋나게 살수밖에 없었던 손지혜와 황석의 슬픈 운명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영화에는 큰 허점이 있다.긴장감을 잃지 않고 퍼즐을 맞춰가듯 해야 하는 미스터리극의 ‘본분’을 다하진 못했다.오형사가 발휘하는 추리력이 무색하게….중반을넘어서면서 살인범의 정체가 빤히 짚힌다.감독의 ‘흥행선언’을 맞장구쳐주기엔 걸림돌이 적지 않다.
2001-11-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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