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비평] 의보통합 흔드는 언론보도

[매체비평] 의보통합 흔드는 언론보도

최민희 기자 기자
입력 2001-11-13 00:00
수정 2001-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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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방영된 KBS 심야토론 ‘건강보험 백지화 논란'은 TV토론이 해낼 수 있는 순기능을 잘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재정이 파탄나면서 사회문제화하기 시작한 건강보험 문제는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한나라당이 지역과 직장 재정분리법안을 이번정기국회 회기내에 처리하기로 당론을 정함에 따라 또다른 위기를 맞게 되었다.

언론은 통합문제 초기부터 ‘직장의보와 지역의보의 보험료 불균형’ 등의 문제를 제기해왔다.언론은 건강보험 재정파탄 문제가 불거지자 재정파탄의 원인이 ‘의보통합’에 있는 것처럼 몰아 부쳤고 ‘의보통합이 이루어지면 근로자만 봉이 된다’는 단순논리를 반복,급기야 한나라당이 ‘재정분리’ 방침으로 선회하는 데 한몫을 하지 않았느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조선일보는 지난 98년 2월6일자 사설을 통해 “‘의보 일원화’라지만 (불균형구조를 그대로 놓아 두고 통합한다면) 임금 근로자들만 ‘봉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 이후 98년 9월 14일 사설 ‘의보일원화의 문제점’ 등에서 줄곧 같은 논리를 반복했다.금년 3월15일 사설 ‘의보체계 전면 재검토해야’에서“지역의보 대상자의 소득파악률이 80%이상 될 때 의보통합을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처럼 ‘정부의 의보정책 갈팡질팡한다’고 비판해온 조선일보도 지난 3월 19일자 사설에서는 ‘미국식 선택분업,일본식 절충법,직장과 지역의 분리 검토’ 등을 주문하더니 지난 5월 31일자 사설에서는 “차라리 의사들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일본식 임의분업을 신중히 검토해보면 어떨까’라며 혼동스러운태도를 보였다.이번 KBS심야토론은 시의적절한 편성을 통해 몇가지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지역의보는 지난 96년 1,4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정부가 지역의보 시행시 부담하기로 했던 50%의 국고보조금을 이행치 않은 결과라는 것,직장의보의 경우 회사측 부담분은제품가격에 반영되어 결국은 국민부담으로 돌아오는 몫이라는것 등이 밝혀졌다.

또 이 토론회는 시청자들에게 ‘12.1%’의 진실을 알게 해주었다.신문들은 “현재 지역의보 가입자의 소득파악률은 30% 정도이나 봉급생활자의 소득은 100% 공개된다.직장의보 근로자들을봉으로 삼으려는 보건복지부의 속셈을 당사자들이 모를 것으로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라는 요지의 보도를 되풀이해왔다.그러나 지역의보의 경우 보험료결정에 있어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12.1% 밖에 되지 않는다.나머지 87.9%는 주택과 승용차 등 기타재산 규모의 반영분이다.

따라서 현재 가장 손해 보는 사람들은 중소·영세 자영업자 및농민들이다.신문이 주목하는 변호사,세무사,의사 등 소위 ‘돈잘 버는’ 자영업자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큰 부담을 지고 지역의료 보험체제에 편입되어 있다.

흩어져 있는 이들 자영업자와 농민의 의료보험료 과다부담에 대해 신문은 지면을 거의 할애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봉급생활자(언론인도 포함된다)의 부담에 대해서만 강조해 보도하는 신문의 ‘속셈’은 무엇인가.지난 11월 7일 한나라당은 조선일보가 주장해온 ‘재정분리’를 당론으로 확정했고 조선일보는 11월 8일자 사설 ‘의보체제 전면 재검토해야’를통해 한나라당의 당론을 지지하고 나섰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2001-11-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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