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묵은 것

2001 길섶에서/ 묵은 것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2001-11-12 00:00
수정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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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울적하던 날 밤 집에서 케이블TV를 틀었더니,1970년대 초 영화 ‘스팅’을 방영하고 있었다.

큰 악당을 등쳐먹는 작은 악당들의 사기극은 지금 봐도 절묘했고 주연 배우인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퍼드의 한창 때 모습이 새로웠다.거기에 마빈 햄리시가 만들어낸 배경 음악의 경쾌함이란….처음 그 영화를 보던 시절의 즐거움으로 돌아가 우울함은 금세 사라졌다.

그 며칠 전 점심시간에는 20여분을 걸어 한 설렁탕 집을찾았다.회사 근처에 수십 년 자리잡았던 본점이 몇해 전술집에 내몰린 터여서,오랜만에 옛맛을 좇아 명동에 있는분점에 간 것이다.‘아,전에도 이렇게 맛있었나’ 싶게 설렁탕은 입안을 감미롭게 맴돌았다.

묵은 것은 다정하다.사람이건,술이건,책이건,음식이건 묵은 것은 그리움을 되살리고 마음을 어루만진다.낡아 귀퉁이가 부서지는 책 한권,그 책에서 눈에 띈 밑줄 그은 한마디,그 옆에 끼적거린 낙서 하나는 오랜 친구처럼 삶을 채워준다.

이용원 논설위원

2001-11-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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