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추적 책 두권 나란히 출간

심층 추적 책 두권 나란히 출간

정운현 기자 기자
입력 2001-11-02 00:00
수정 2001-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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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일본의 고고학자 후지무라 신이치가 날조된 신석기시대 유물을 마치 실제 발굴한 진품인양 속여온 사실이 드러나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힌 일이 있다.가짜 유물을 진짜로믿고 이를 바탕으로 쓰여진 일본 역사교과서를 고쳐 써야할판이기 때문이었다.

일본은 물론 한국과 중국의 고대사 가운데 상당 부분이 후대인들의 ‘역사적 잣대’로 쓰여졌다는 사실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최근 고대사의 숨은 비밀을 파헤친 책 두 권,‘만들어진 고대’(이성시 지음,박경희 옮김.삼인 펴냄,1만5,000원)와 ‘한국고대사,그 의문과 진실’(이도학 지음.김영사 펴냄,1만900원)이 동시에 출간돼 눈길을 끈다.

‘만들어진 고대’는 동아시아의 고대사가 일본,한국,중국등 동아시아 근대 국민국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전통’으로 바뀐데 대해 강하게 문제삼고 나선 사론집(史論集)이다.

이 책은 동아시아 고대의 역사적 사실이 근대 국민국가 체제라는 맥락 속에서 어떻게 둔갑하였는지를 밝히면서 이같이 ‘만들어진 고대’의 역사상을 해체하고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들어진 고대’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고 있는 것은 ‘광개토대왕 비문’의 해석문제.비문 가운데 “신묘년(391년)에 왜(倭)가 바다를 건너 백제,신라를 쳐부수고 신민(臣民)으로 삼았다”고 해석된 부분은 그동안 고대 일본이 한반도를지배했음을 입증하는 일급 사료로 간주돼 왔다.그러나 이는근대일본이 청일·러일전쟁을 벌이던 시기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자의적으로 만들어낸 ‘해석의 산물’이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한국·북한의 비판과 이의 제기 역시 비문을 통해 한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지은이는 동아시아 고대사의 경우 일국사(一國史)차원을 넘어 광역권에서 새로운 역사 패러다임의 구축이 시급하다고강조하고 있다.

최근 우리사회에는 일본 교과서 왜곡사건과 사극(史劇)붐으로 고대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고대사,그 의문과 진실’은 이같은 세태를 고려해 나온 고대사 관련 대중 역사서로 보이기 쉽다.그러나 저자는‘대중역사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이 책이 학계의연구성과를 전달하는 이상으로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거나 또는 저자 나름의 해석을 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예로 저자는 안악3호분(墳)의 ‘고구려 왕릉설’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무덤 속에서 고구려 왕 대신 중국에서 망명한 동수(冬壽)라는 인물의 내력을 적은 묵서(墨書)가 나온점 등을 들어 무덤주인이 고구려 왕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또 일본에 ‘고려촌’‘고려신사’ 등의 용어가 전해오는 점을 들어 백제는 물론 한반도내 다른 고대국가들도 일본에 영향을 주었음을 상기시키고 있으며 3국시대에도‘첩보전’이 치열했음을 사료를 통해 새로 밝혀내고 있다.

특히 학계에서조차 외면당하고 있는 기자(箕子)조선에 대해서는 중국문헌에 그 존재가 뚜렷하게 남아있음을 들어 연구가 시급함을 주장하고 있다.

또 ‘송서(宋書)’의 기록을 근거로 백제가 중국땅에서 한반도로 이동해 왔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하고 있다.

정운현기자 jwh59@
2001-11-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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