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장소를 둘러싸고 남북이 지루한 실랑이를 이어가고 있다.북측이 지난 12일 제4차 이산가족 상봉(16∼18일 예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뒤 각종 남북회담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19일로 예정됐던 금강산 당국간회담과 23일의 남북경협추진위 2차회의가 이미 무산됐고 28일의 6차 장관급회담도 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24일 장관급회담 장소로 ‘평양이 어렵다면 묘향산은 어떠냐’고제3안을 제시했다.
[회담장소 공방] 북측은 지난 12일 4차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 연기한 뒤 23일까지 5차례 전화통지문을 남측에 보내 향후 회담의 금강산 개최를 주장했다.미국의 대테러전쟁에 따른 남측의 비상경계조치를 구실로 삼았다.남측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으니 금강산에서 회담을 갖자는 주장이다.다만 북측은 지난 18일 김령성 장관급회담 북측단장 이름으로 보내온 전통문 이후 남한의 안전문제를 직접 거론하지않고 있다. 23일에는 “평양과 서울에서 2회씩 하고,제주도에서도 가졌던 만큼 이번에는 금강산에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안전문제’ 대신 ‘관례’를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남측은 4차례 전통문을 보내 4차 이산가족 상봉을 조속히 추진할 것과 향후 회담을 이전에 합의된 장소에서 열 것을 일관되게 촉구했다.정부는 그러나 24일 6차 장관급회담 장소로 평양도,금강산도 아닌 묘향산을 제시하며북측의 의중을 타진했다.
[북한의 속내와 남측 대응] 북측은 5건의 전통문에서 남측의 비상경계태세를 강도높게 비난하면서도 대화의지는 꾸준히 강조해 왔다.처음엔 남한의 안전문제를 거론했으나 남측이 강력히 반발하자 슬며시 ‘관례’를 강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10여일간 무려 9건의 전통문이 오간 점도 이례적이다.
정부 당국은 이런 정황이 북한 지도부내 강온 갈등에서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남북대화의 실효성에 강한의구심을 품어온 군부 중심의 강경론자들이 제동을 걸면서남북대화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한 북한전문가는 “북측이 한사코 금강산을 회담장소로 고집하는 것은 남측 인사들이 이른바 ‘혁명의 수도’ 평양을 무시로 드나들 경우주체사상의 순수성과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군부의 반발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24일 묘향산을 장관급회담 장소로 제의한 것은 이런 판단을 바탕에 두고 있다.남북간 파행이 장기화해선 안된다는 점과 이산가족 상봉 차질에 따른 국민정서,남북대화를 둘러싼 북한내부의 혼선 등을 두루 감안한 조치인 것이다.
‘묘향산 카드’에 북측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다만 대화재개를 둘러싼 남북의 활발한 움직임에 비춰 최근의경색국면이 오래가지 않으리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진경호기자 jade@
19일로 예정됐던 금강산 당국간회담과 23일의 남북경협추진위 2차회의가 이미 무산됐고 28일의 6차 장관급회담도 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24일 장관급회담 장소로 ‘평양이 어렵다면 묘향산은 어떠냐’고제3안을 제시했다.
[회담장소 공방] 북측은 지난 12일 4차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 연기한 뒤 23일까지 5차례 전화통지문을 남측에 보내 향후 회담의 금강산 개최를 주장했다.미국의 대테러전쟁에 따른 남측의 비상경계조치를 구실로 삼았다.남측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으니 금강산에서 회담을 갖자는 주장이다.다만 북측은 지난 18일 김령성 장관급회담 북측단장 이름으로 보내온 전통문 이후 남한의 안전문제를 직접 거론하지않고 있다. 23일에는 “평양과 서울에서 2회씩 하고,제주도에서도 가졌던 만큼 이번에는 금강산에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안전문제’ 대신 ‘관례’를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남측은 4차례 전통문을 보내 4차 이산가족 상봉을 조속히 추진할 것과 향후 회담을 이전에 합의된 장소에서 열 것을 일관되게 촉구했다.정부는 그러나 24일 6차 장관급회담 장소로 평양도,금강산도 아닌 묘향산을 제시하며북측의 의중을 타진했다.
[북한의 속내와 남측 대응] 북측은 5건의 전통문에서 남측의 비상경계태세를 강도높게 비난하면서도 대화의지는 꾸준히 강조해 왔다.처음엔 남한의 안전문제를 거론했으나 남측이 강력히 반발하자 슬며시 ‘관례’를 강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10여일간 무려 9건의 전통문이 오간 점도 이례적이다.
정부 당국은 이런 정황이 북한 지도부내 강온 갈등에서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남북대화의 실효성에 강한의구심을 품어온 군부 중심의 강경론자들이 제동을 걸면서남북대화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한 북한전문가는 “북측이 한사코 금강산을 회담장소로 고집하는 것은 남측 인사들이 이른바 ‘혁명의 수도’ 평양을 무시로 드나들 경우주체사상의 순수성과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군부의 반발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24일 묘향산을 장관급회담 장소로 제의한 것은 이런 판단을 바탕에 두고 있다.남북간 파행이 장기화해선 안된다는 점과 이산가족 상봉 차질에 따른 국민정서,남북대화를 둘러싼 북한내부의 혼선 등을 두루 감안한 조치인 것이다.
‘묘향산 카드’에 북측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다만 대화재개를 둘러싼 남북의 활발한 움직임에 비춰 최근의경색국면이 오래가지 않으리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진경호기자 jade@
2001-10-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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