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런 재·보궐선거라면

[사설] 이런 재·보궐선거라면

입력 2001-10-24 00:00
수정 2001-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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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과 혼탁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지 우려를 자아내던 10·25 재·보궐선거 운동이 결국 폭력 시비로 이어졌다.민주당은 23일 김명섭(金明燮)사무총장이 전날 밤 서울 구로구약사회 정기모임에 ‘약사’자격으로 참석해서 인사말을하고 나오다 한나라당 당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입원중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김 총장이 약사 60여명을 모아 놓고 불법선거운동을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현장을 덮쳤다가 당원들이 오히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진상은 어찌됐든,국민들은 이 공방전은 재·보선이 끝나면 유야무야될 것임을 알고 있다.여야가 다같이 노리는 것은 ‘재·보선’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다시 뽑아봐야 뭣해,국회에 들어가면 싸움질만 할 텐데”“다들 똑같은 사람들이야.서민들을 돌봐주는 정치인이있어야 말이지”선거 유세장에 나온 유권자들의 반응이다.

정치가 이처럼 국민들로부터 조소 또는 외면을 당해도 되는 것인가.우리는 이같은 상황을 만들어 내는 데 한몫 거들고 만 언론의 책임을 깊이 통감하면서,이제라도 ‘재·보선의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볼 필요를 느낀다.

재·보선은 결원이 생긴 지역구의 국회의원을 뽑는 정치행위다.지역구 선거에 불과하다는 뜻이다.그러나 의회정치가 결국은 ‘수(數)의 정치’인 이상 각 정당이 재·보선에 당력을 집중하는 것을 탓하기는 어렵다.그러나 이번 재·보선은 하나같이 지난번 총선의 선거법 위반 때문에 치러지는 것이다.따라서 정치권은 국민들 앞에 얼굴을 들지못해야 옳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이번 재·보선에 피차 사활을 걸고 있다.물론 내년에있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의식해서다.그리고 이번 재·보선 결과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좌우한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투표율이 불과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역구 재·보선 결과가 어떻게 전체 국민들의 의사를대표한다는 말인가.그럼에도 불구한고 여야 의원 171명이3개 지역선거구의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했다.3개 지역 재·보궐선거가 대통령선거라도 된다는 말인가.

야당의 선거전략인 무책임한 폭로 탓도 있겠지만 여당 또한 맞불 작전으로 나와 국정이 간 곳이 없다.“대권에만몰두해 근거없는 폭로공세로 정치를 혼탁에 빠뜨리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거대야당을 심판하자”느니,“이번 재·보선은 ‘이용호게이트’등 여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기회다”라는 주장 앞에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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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재·보선이라면 없애버리는 게 낫다”는 일부 국민들의 주장을 정치권은 깊이 생각할 때가 됐다.
2001-10-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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