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학생 울린 수시모집

지방학생 울린 수시모집

최병규 기자 기자
입력 2001-10-20 00:00
수정 2001-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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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중산층 여학생은 합격하고,지방의 사투리 쓰는 남학생은 탈락했다?’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난 뒤 수험생들 사이에 나돈 말이다.재수생과 학력차이가 나는 올 고3 수험생들에게 2학기 수시모집은 좋은 기회였지만 수도권 학생들만의 ‘잔치’였기때문이다.

[지방학생 왜 저조했나] 서울 M고는 A대의 수시모집에 대거지원,학생들을 버스 5대에 태워 면접시험장에 보낼 만큼 적극 활용했지만 일부 지방고 학생들은 지원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강원도 K고 고3 담임교사는 “수시모집 준비를 제대로 못해 합격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데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려면 수능이 코 앞인데 금쪽 같은 3일이 날아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뿐 아니다.수시모집 합격의 주요 변수인 경시대회도 서울 소재 대학 등이 주관하는 수도권에만 집중돼 지방 학생들은 특기전형은 아예 접어두고 내신성적에만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수시모집을 앞두고 서울시내 사설학원에서는 면접 담당 교수의 자녀 수까지 자세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심층면접 과외열풍’이 불었다.하지만 지방의 고등학교는 심층면접에 대비한 지원책이 거의 없어 일부 학생들은 서울로 원정과외를다녔다.지방 학생들은 정보에서 말투,의사 표현력까지 달릴수밖에 없다.

경남 C여고의 고모양은 H대 법학부에 지원,학생부 성적으로 합격자를 가리는 1단계에서 60명 가운데 3등으로 합격권이었다.하지만 심층면접을 끝낸 최종 순위에서 정원 10명 중 35등으로 탈락했다.이에 비해 서울 C고의 이모군은 같은 학교 도시건설학부를 지원,1단계에서는 25명 가운데 꼴찌였지만최종 성적에서 5명 모집에 2등으로 합격했다.내신 성적을 따지는 교과영역은 학생들 간에 큰 차이가 없어 심층면접으로당락이 갈리다 보니 나타난 결과다.

경남 G고의 고3 담임 교사는 “복잡한 원서접수 과정,면접으로 인한 수업결손,취약한 정보 등 처음부터 끝까지 지방고교생들이 불리하다”고 말했다.6만∼7만원에 이르는 전형료에다 서울까지 오기 위해 드는 교통비·숙박비 등도 큰 부담이다.

[보완책 시급] 강원 K고의 최모 교사(47)는 한양대가 인터넷에 모의 심층면접동영상 등을 띄워 폭발적 조회수를 기록한 것을 예로 들면서 “각 대학이 지방고를 상대로 구체적으로 입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시모집 ‘시기상조론’도 나왔다.서울대 공대의 한 교수는 “수시모집이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의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면서 “특기자전형,자기소개서,면접만으로 대학에 갈 수 있다면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유영제(劉永濟) 입학처장은 이에 대해 “지방학생과수도권 학생들의 수능시험에서의 성취도 비교 등을 교육부에서 발표해 대학이 공정한 평가방법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특히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학생도 ‘잠재력’을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 수시 모집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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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규 한준규 이창구 윤창수기자 geo@
2001-10-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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