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외교통상부는 하루 종일 분주했다.
러시아 남쿠릴 수역내 한국어선 조업배제 움직임과 관련,한승수(韓昇洙)외교부장관은 이날 오전 주한 러시아대사와일본대사를 잇달아 초치,유감의 뜻과 요구사항을 강도 높게 전달했다.앞서 11일 저녁에는 일본 외상과 긴급 전화통화를 했다.관련 기자 브리핑도 줄을 이었다.
한 장관은 꽁치 관련 러·일 합의설이 나돌자 일정을 하루 앞당겨 10일 귀국했다.한 장관의 미국 체류중 외교부는 여론으로부터 ‘무대책 꽁치외교’에 대한 집중 질타를 받았다.한 장관이 유엔총회 의장직을 내놓고,국내 외교현안에매달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외교부는 사태가 수습하기에는 너무나 악화된 뒤에야 언론을 상대로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지난 6일 일본 언론에‘사실상 합의’라는 기사가 등장하기 전까지 물밑 조율에주력하던 자세나 보도 직후 ‘결정된 것이 없다’던 부인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외교부는 이미 두달 전에 러·일의움직임을 포착,대응해 왔으며 교섭전략상 교섭상황과 대책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모르고 있었거나 러시아만 믿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난은 용납하기 어렵다고도 항변했다.나아가 공식 자료를 통해 “일본 정부가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사실상 합의내용을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린 듯하다”고 주장했다.일본 언론의 보도를 우리 언론이 여과없이 전해 국민감정을 자극하면서 오히려 문제가 커졌다는 시각이다.그러나 러시아가 한·일을 상대로 ‘이중외교’를 펼친 것도,일본의 언론 플레이외교도 우리 정부가 탓할 일은 아닌 듯싶다.실리를 우선하는 냉혹한 국제사회에서 공식 채널을 통한 외교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정공(正攻) 외교만이 정도(正道)인가 생각해볼 일이다.
일본 언론의 ‘사실상 합의’ 보도 이후 승자는 일본처럼보인다.물밑 협상이 유효하다는 외교부의 첫 판단이 옳았을 수 있다.그러나 ‘제3국 배제’ 쪽으로 흐른다는 판단 아래 부처간 대책협의를 가진 지난달 25일 이후에는 언론에알리는 게 옳았다.일본을 보라.‘언론과 함께하는 외교’가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가.발상의 전환을 기대한다.
김 수 정 정치팀기자 crystal@
러시아 남쿠릴 수역내 한국어선 조업배제 움직임과 관련,한승수(韓昇洙)외교부장관은 이날 오전 주한 러시아대사와일본대사를 잇달아 초치,유감의 뜻과 요구사항을 강도 높게 전달했다.앞서 11일 저녁에는 일본 외상과 긴급 전화통화를 했다.관련 기자 브리핑도 줄을 이었다.
한 장관은 꽁치 관련 러·일 합의설이 나돌자 일정을 하루 앞당겨 10일 귀국했다.한 장관의 미국 체류중 외교부는 여론으로부터 ‘무대책 꽁치외교’에 대한 집중 질타를 받았다.한 장관이 유엔총회 의장직을 내놓고,국내 외교현안에매달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외교부는 사태가 수습하기에는 너무나 악화된 뒤에야 언론을 상대로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지난 6일 일본 언론에‘사실상 합의’라는 기사가 등장하기 전까지 물밑 조율에주력하던 자세나 보도 직후 ‘결정된 것이 없다’던 부인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외교부는 이미 두달 전에 러·일의움직임을 포착,대응해 왔으며 교섭전략상 교섭상황과 대책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모르고 있었거나 러시아만 믿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난은 용납하기 어렵다고도 항변했다.나아가 공식 자료를 통해 “일본 정부가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사실상 합의내용을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린 듯하다”고 주장했다.일본 언론의 보도를 우리 언론이 여과없이 전해 국민감정을 자극하면서 오히려 문제가 커졌다는 시각이다.그러나 러시아가 한·일을 상대로 ‘이중외교’를 펼친 것도,일본의 언론 플레이외교도 우리 정부가 탓할 일은 아닌 듯싶다.실리를 우선하는 냉혹한 국제사회에서 공식 채널을 통한 외교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정공(正攻) 외교만이 정도(正道)인가 생각해볼 일이다.
일본 언론의 ‘사실상 합의’ 보도 이후 승자는 일본처럼보인다.물밑 협상이 유효하다는 외교부의 첫 판단이 옳았을 수 있다.그러나 ‘제3국 배제’ 쪽으로 흐른다는 판단 아래 부처간 대책협의를 가진 지난달 25일 이후에는 언론에알리는 게 옳았다.일본을 보라.‘언론과 함께하는 외교’가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가.발상의 전환을 기대한다.
김 수 정 정치팀기자 crystal@
2001-10-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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