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수범사례’ 최우수상 이기호교사

‘교육현장 수범사례’ 최우수상 이기호교사

입력 2001-10-12 00:00
수정 2001-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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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서 발견한 실낱같은 희망이 이렇게 위대하게다가올 줄은 몰랐습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실시한 ‘교육현장 수범사례’ 수기공모에서 ‘교단수범사례’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서울성수공업고 이기호(李基鎬·34) 교사는 “10년의 교직생활에서 배운 가장 값진 교훈은 사회의 관심과 사랑만 있다면문제학생은 없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이 교사는 ‘사랑으로 희망을 만든 우리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응모했다.

이 교사에게 이같은 가르침을 준 ‘스승’은 98년부터 3년 동안 담임을 맡았던 자동차과의 수현군(가명·19).단란했던 수현이의 가정은 외환위기로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면서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아버지는 가출하고 가족들은 빚쟁이들을 피해 도망다녔다.

수현이가 결석하는 날은 몰래 이사가는 날이었다.어머니가 자수한 뒤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수현이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학교에서는 퇴학시키자는 말까지 나왔다.하지만 ‘한명의 아이라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 교사는 수현이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냈다.어머니를 통해 수현이를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며칠 뒤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편지 검열을 하던 구치소측에서 편지 내용에 감동,직원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밀린 학비를 보내왔다.이후 수현이의 마음은 열리기 시작했다.어머니도 모범적인 수감생활로 감형돼 출소했다.수현이의 생활태도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다.얼굴도 몰라보게 환해졌다.

올 6월에는 국가기술자격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나의 아이들,이 아이들은 영원한 나의 제자이자 나를 깨우쳐 주는 스승입니다.” 이 교사의 얼굴에는 참스승의 열정이 배어 있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
2001-10-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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