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냉가슴 앓는 해양부

[오늘의 눈] 냉가슴 앓는 해양부

주병철 기자 기자
입력 2001-10-11 00:00
수정 2001-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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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러시아가 ‘남쿠릴열도의 제3국 조업금지’에 합의했다는 국내외 언론보도에 해양수산부가 벙어리냉가슴을 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해양부는 러·일간의 논의과정조차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향후 협상 전망도 ‘까막눈’이다.정책당국을 믿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노릇이다.

‘뒷북치는 해양외교’라며 몰아붙이는 여론의 질타도 거세다.러·일의 ‘밀약’이 사실로 드러나면 어민들로부터쏟아지는 비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더 큰 문제는 마땅한대안이 없다는 점이다.러시아가 일본의 꾐에 넘어가든,어떻든 협상이 타결되면 우리로서는 고래싸움에 등터지는 꼴이될 게 뻔하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해양부가 보인 일련의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다.러·일이 합의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것은 무책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러·일이 머리를 맞댄 저간의 사정이라도 속시원히 밝혀야 했었다.

그나마 내놓은 조업대책도 알맹이가 없다.남쿠릴열도에서조업을 하지 못할 경우 대체어장을 찾거나,중장기적으로는러시아 회사와 꽁치조업 합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어디서 그만한 대체어장을 찾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면피성 대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이같은 꼼수가 러시아와의 북방 4개 도서에 대한영유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계산된 수순이며,이과정에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당당히밝혔다면 오히려 솔직하다는 평을 들었을 것이다.러·일이합의하면 사실상 우리에게는 마땅한 대응카드가 없다는 점역시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국민정서를 의식해 ‘강력히 대응한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떠벌리기만 해서는 곤란하다.정말 꽁치조업이 목숨을걸 만한 사안인지를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고,이해를 구할것은 구해야 문제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어정쩡한 모습은곤란하다.

주병철 경제팀 기자 bcjoo@
2001-10-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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