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내리 사랑

2001 길섶에서/ 내리 사랑

장윤환 기자 기자
입력 2001-10-08 00:00
수정 2001-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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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성묘길에서다.산비탈로 접어드는 길섶에 어미 흑염소와 새끼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새끼 염소는 어미의 배에 코를 박고 젖을 먹으며 10㎝쯤 되는 짤막한 꼬리를 무서운 속도로 까불어대고 있었다.새끼가 느끼고 있을법한그 포만감이 초가을 청명한 공기를 통해 그대로 전해왔다.

흑염소 어미와 새끼는 언젠가는 따로 따로 팔려갈 것이다.

그런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어미는 아무렇지도 않게 새끼에게 젖을 먹여주고 있었다.새끼가 큰 뒤 어미의 사랑을기억이나 할까? 부질없는 생각을 해보다가 정작 필자 자신은 부모님의 은공에 제대로 보답 했는지 돌아보게 됐다.뒤 늦게 가슴을치며 ‘풍수지탄(風樹之嘆)’을 들먹여 봐야 이미 지나간일은 어쩔 수 없다.자식들에게 사랑을 쏟아줌으로써 부모님의 은공에 보답하는 수밖에.나 또한 자식들의 보답을 기대하지 않으니까.그런 생각을 해보다가 혼자 실소했다.‘불효의 변(辯)’은 ‘내리 사랑’ 한 마디면 되는 걸 두고굳이 논리까지 세울 필요가 있겠는가.

장윤환 논설고문

2001-10-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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