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남편 만나는 안정순 할머니

北남편 만나는 안정순 할머니

안동환 기자 기자
입력 2001-09-27 00:00
수정 2001-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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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만에 들려온 남편의 생존 소식을 담은 편지 1통.그리고 50여년이라는 깊고 넓은 세월의 강을 수절(守節)로 견뎌온 칠순의 아내에게 어느날 전해진 남편과의 상봉 소식.

이제 새하얀 머리에 곱던 얼굴도 많이 상해버린 칠순의 할머니는 지긋이 눈을 감은 채 한맺힌 눈물만 쏟아냈다.

6·25전쟁이 일어났던 1950년 여름 시내에 나간다며 그길로 사라져버린 남편 김강현씨(78)와 상봉하게 된 안정순씨(75·서울 성동구 금호2가)는 26일 “이미 죽은 사람으로 알고 자식들과 제사를 지내며 잊고 지냈는데…이제서야.”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18살 나이에 시집을 가 남편만 의지하며 살았던 안씨는 둘째 아들 재혁씨(50)를 낳은지 석달만에 남편과 헤어졌다.군대를 제대한 남편를 따라 고향인 전북 거창을 등지고 서울로 상경했던 안씨에게 전쟁은 단란했던 가정을 빼앗고 인고의 세월만 남겼다.어린 두 아들은 아버지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평생 부정(父情)을 그리워하며 살아야 했다.

고혈압으로 몸이 불편한 안씨는 “살아 생전에 한번 만나봤으면 했지만 평생 꿈에서도 보이지 않아 죽은 줄로만 알았다”면서 “오직 자식들이 버팀목이 돼 살아온 인고의 세월이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3월 이산가족 편지 교환 때 남편의 소식을 처음 접했던 안씨는 “남편을 만나면 평생 부르지 못했던 ‘여보’라는 말을 맘껏 불러보고 싶다”고 말하며 다시 눈물을 쏟았다.



안동환기자 sunstory@
2001-09-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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