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이사람/ 신림동 한국서점 장옥희씨

고시촌 이사람/ 신림동 한국서점 장옥희씨

안동환 기자 기자
입력 2001-08-27 00:00
수정 2001-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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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考試生)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거쳐가는 고행(苦行)의 거처인 서울 관악구 신림9동 고시촌.그곳에 가면 고시공부에 지친 수험생들의 마음을 어루는 따뜻한 누이가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남편(41)과 함께 고시서적 전문점인 한국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장옥희씨(39)는 26일 “외롭고 고달픈 고시생들에 대한 따뜻한 말한마디와 인정이 고시촌에서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가 고시서점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남편에 대한 사랑과 배려때문이다.행정고시 1차까지 합격했지만 생활고와부친의 죽음으로 끝내 접어야 했던 남편.새 삶을 시작하는남편이 제일 자신있어 했던 것이 고시 서점운영이었고 그녀는 미련없이 15년동안 일해온 간호사를 그만뒀다.그녀는“거듭된 좌절에다 나이는 먹고 아는 것이라곤 고시공부밖에 없는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폐인이 되는모습이 제일 안타깝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한자가 많아 어려운 고시서적을 설명하기 위해 옥편을 찾아가며 공부를 했다는 그녀는 이제 웬만한 법조문도 읊조릴 정도가 됐다.집에 내려갈 차비가 없다는 고시생에게는 차비를 쥐어주고 슬럼프에 빠지면 과일 한 조각과 따뜻한 말 한마디를잊지 않는 그녀에게도 마음이 아팠던 때가 있다.책을 훔쳐간 탓에 덩그러니 비어있는 책꽂이를 볼 때마다 ‘옛부터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데…’라며 자위하지만 잃어버린책이 아까와서가 아니다.책을 훔쳐야 했던 가난한 고시생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책값이 비싸고 자주 바뀌는데다 시험 전형료마저 오를 예정이라 고시생들의 생활고가 더 커질 것 같다”면서 “고시생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책값이 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

2001-08-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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