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VOD유료화 찬반논쟁 가열

EBS VOD유료화 찬반논쟁 가열

윤창수 기자 기자
입력 2001-08-07 00:00
수정 2001-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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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가 학생들의 돈을 뜯으려고 하는가?’‘공공재원이 34%밖에 안되는 열악한 재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 EBS가 지난 1일부터 실시하겠다고 공언한 인터넷 VOD·AOD(Video·Audio On Demand)프로그램 유료화가 ‘충분한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9월 1일로 연기됐다.EBS 인터넷 게시판에는 VOD서비스가 제대로 안된다는 원성과 함께유료화에 대한 찬반의견이 교차한다.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무료교육에 앞장선 EBS가 인터넷 서비스로 학생들의 호주머니를 털려는 것은 칼 안든 강도라구 생각되네요∼.”(kkomagalbi)“제발 수능시리즈같은 것은 유료화하지 마세여.교육방송은 상업방송이 아닌 것을 압니다.”(kbest14)“EBS의 재정 자립도가 낮기 땜에 유료화하는 것이라면 금액을 부담되지 않는 범위에서 또 많이보는 사람 위주로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슴돠∼.”(f1snow)“유료화는 반갑지않은 이야기지만 빠르고 좋은 환경과 좀더나은 서비스를 받으려면 어느정도 우리에게도 책임감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dinoo99) EBS는 VOD 유료화를 통해열악한 재정구조를 널리 알리고재정 빈곤→투자 부족→서비스 부실화→재정 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구조를 국민의 도움을 받아 재정 강화→고품질서비스의 선순환구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VOD 유료화는 방송광고나 방송교재·테이프 복사판매 등부대사업을 통한 자체수익으로 예산의 66%를 충당해야 하는 EBS의 고육지책이다.교육을 서비스하는,제대로 된 공영방송을 가지고 싶다면 VOD 유료화만을 놓고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수입의 96%가 수신료인 영국의 공영방송 BBC도 인터넷 사이트 유료화 전략과 함께 광고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EBS 인터넷 사이트의 총회원수는 71만여명.이 가운데 57%는 성인이며 고등학생은 21%정도다.외국어나 자격증 프로그램을 주로 이용하는 성인들은 다른 유료 교육사이트와비교해 별 차이가 없는 월 1만5,000원으로 예정된 이용료가 그리 큰 부담은 아닐 것이다.다만 ‘코 묻은 돈’을 뺏으려 한다는 비난을 사는 수능 프로그램만은 EBS가 유료화할때 좀 더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수익사업으로 제작비를충당하는 공영방송이 인터넷 서비스를 유료화한다고 탓하기는 쉽다.그러나 국가의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걱정한다면 제대로 된 교육방송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정부와 시청자 모두가 깊이 생각해야 할 때다.

윤창수기자 geo@
2001-08-0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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