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끝이 보입니까?” 유인물을 배포하고 돌아온 한 후배가 지친 표정으로 물었 다. “우린 지금 ‘터널의 가장 어두운 구간’을 통과하고 있 어” “터널이 아니고 동굴이라면요?” 또 다른 후배가 물었다.철학을 전공한 그는 해박한 지식뿐 아니라 더없이 무사(無邪)한 성품으로 동료 선후배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었다. “아,그렇군.터널은 끝이 트여있지만 동굴은 막혀 있다 그 말이지?” 잠시 거북한 침묵이 흘렀다. “그럼,‘터널’이란 말 대신에 ‘역사’라고 하면 어떨까 ?” “정말 그렇군요.역사는 끝이 막혀있지 않으니까요!”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념을 스스로 풀무질하면서 그렇게 힘들게 뚫고 온 독재의 터널이었다.이제는 아무나 언론자유 를 누리는 ‘대명천지’다.그래서 일까,26년전 우리를 쫓아 냈던 그 신문사가 지금 탈세에 대한 사법처리를 ‘언론 탄 압’이라며 아우성이다.아무래도 좋다.우리는 ‘터널의 가 장 어두운 구간’을 확실히 빠져나왔으므로. [장윤환 논설고문]
2001-08-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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