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정치인 인생유전

[씨줄날줄] 정치인 인생유전

정인학 기자 기자
입력 2001-07-17 00:00
수정 2001-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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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대한민국 헌정회’에서 회원들의 근황을 알아봤다고 한다.954명 가운데 70%가 무주택자요,7∼8명은 당장 잠잘 곳이 마땅치 않은 노숙자나 다름없는 신세라고 한다.실제로 8대 의원을 지낸 70대 후반의 모씨는 정치를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 들었다가 전 재산을 날리고 기차역 대합실이나 공원을 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네 소시민이야 얼른 이해되지 않는다.국회의원이 어디보통사람인가. 검찰의 출두 통지나 법정의 부름을 무시해도괜찮은 그들이다. 단상에서 호통치는 당당함으로 한몸에 부러움을 받는 그들이다.그 시절 조금만 절약하고 절제했다면‘품위’ 정도는 지킬 수 있는 그들이기도 하다.

인생은 수학공식처럼 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세상살이방정식은 없다하지 않던가.최선을 다했다 해서 반드시 결실이 주어지는 것만도 아니다.마디마디 고려해야 할 변수가도사리고 있고 외부요인은 아예 처음부터 예측이 불가능하기도 하다.그러고 보면 영욕의 반전이야 누구라도 피할 수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헌정회가 제헌절에 맞춰 회원들의 딱한 사정을 공개하고나선 데는 나름대로 계산이 있어 보인다.미국·영국·독일·프랑스처럼 국회의원 연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부각시켜보려 한 것같다.재임 중 세비 일부를 적립해서라도 매월 65세이상 회원에게 35만∼40만원씩 지급되는 ‘연로회원 지원금’ 액수도 늘려 제도화하려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물론 극력 반대다. 재임 중 갖가지 특권과특혜를 누리다가 퇴임해서도 불문곡직하고 국가 신세를 지려는 게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궁핍한 사례로 소개된 모씨의 경우 아들이 대학교수인데도 부자간 갈등으로 거처없이전전하는 것을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것이다.뒤늦게이혼하면서 가족들로부터 따돌림당해 곤경에 빠진 경우도보호해 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론은 한술 더 뜬다.지금의 ‘지원금’마저 법적 근거가없으니 즉각 중단하라는 것이다.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두텁게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민생은 뒷전이요 허구한 날 정쟁만 일삼는 현역 의원들이 미운 것이다.외국 의원들처럼 일하냐고 반문한다.나라가 어렵다.그리고 제헌절이다.선량들은 하루라도 빨리 제헌의회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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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1-07-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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