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예술영화 ‘실종’

극장가 예술영화 ‘실종’

입력 2001-07-13 00:00
수정 2001-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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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영화계의 ‘편식’현상이 극에 이르고 있다.극장마다 천편일률적으로 미국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를 내걸고 있는 것이다.예술영화 등 다른 영화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다양한 영화를 원하는 팬들의 요구가대형배급사들에 의해 찬밥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말부터 12일까지 3주째 개봉관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는 7∼10편에 이른다.영화 성수기인 요즘,의외로 적은 수자다.더욱이 대부분 할리우드산이다.‘진주만’,‘미이라2’ 등에 이어 ‘툼레이더’‘스워드 피쉬’‘슈렉’‘아틀란티스’‘스파이 키드’ 등이 속속 간판을 내걸고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작가정신을 보여주는 예술영화나 창작·실험성을 무기로 컬트팬을 불러모으는 이른바 ‘B급영화’는 거의 전멸이다.극장을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든 탓이다.지난해 부천영화제에서 공포영화 마니아들을 흥분시킨 ‘콘벤트’는 오는 21일 개봉할 예정이지만,서울에서 단성사 1개관만 간신히 잡아놓은 상태이다.이 것 말고는 앞으로 한달 이내에비(非)블록버스터 외화가 개봉될 가능성은 0%이다.

한 중소수입사의 대표는 “배급라인이 약한 중소수입사들은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개봉관에서 상영할 수 없다”면서 “괜찮은 블록버스터는 극장주들이 서로 모셔가고 있으며,별볼일없는 영화의 경우 대형배급사들의 ‘끼워팔기’횡포에 극장주들이 꼼짝못하고 극장을 내줘,도무지 끼어들 틈이 없다”고 푸념했다.

고작 7편이 개봉된 지난달 30일 주말 이틀동안의 서울관객은 45만명.많게는 일주일에 15편씩 나오던 비수기때의 주말평균 30만명보다 15만명이나 많은 수치다.블록버스터 몇편이 성수기 영화관객수를 좌우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배급개선위원회에 따르면,최근 서울시내 55개 극장 216개 스크린의 80∼90%가 할리우드산 영화 4∼5편으로 채워지고 있다.

배급개선위 김선호 팀장은 “다양한 감상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근본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예술영화 상영을문화관광부가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영화계의 과제가 스크린쿼터에 머물지 말고,종(種)다양성의확보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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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정기자 sjh@
2001-07-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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