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정박아 굶어죽은채 발견

15세 정박아 굶어죽은채 발견

입력 2001-07-11 00:00
수정 2001-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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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채 죽어간 한 정신박약 청소년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대구시 중구 동인동 한 초등학교 텃밭에서숨진 채 발견된 심의용군(15·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4년 전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10평도 안되는 영세민 아파트에서 어렵게 살아오던 심군은 최근 어머니 유모씨(43)마저 카드 빚 때문에 가출하자 수돗물 등으로 허기를 때우며 혼자 고단한 삶을 버텨 왔다.

그러나 아파트 관리비를 내지 못해 수돗물마저 끊겼고 심군의 사정을 아는 동네 불량배들이 자신들의 소굴로 이용하려고 심군을 위협,집에서 쫓아냈다.이후 심군은 대구시내 곳곳을 돌며 구걸을 통해 굶주린 배를 채웠다.

심군이 살았던 B아파트 경비원 윤모씨는 “어머니가 집을나간 후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 심군은 날마다 굶다시피 했고 행인들로부터 돈을 구걸해 빵과 우유를 사먹곤 했다”고 말했다.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도 심군은 한 초등학교 뒤편 텃밭을찾아 여물지도 않은 옥수수를 꺾어 익히지도 않은 채먹었다.

숨진 심군의 입 속에는 씹다만 생옥수수가 가득 차 있어 현장을 확인하던 경찰관 등 관계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2001-07-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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