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위력은 정말 엄청났습니다.별다른 기대감 없이 그저 시험삼아 회원모집 광고를 냈는데도 금세 수백명이모였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윤락을 알선하다 지난달 구속된 ‘사이버포주’ A씨(37ㆍ여)는 경찰에서 이렇게 말했다.오래전부터윤락가에서 포주 노릇을 해온 A씨는 지난 3월 인터넷에 눈을 돌렸다.남녀 만남을 주선하는 사이트에 ‘외로운 남자분 찾습니다’ 등 제목으로 글을 올려 여자 무료,남자 5만원에 회원을 모집했다.손쉽게 돈을 벌려는 여성들과 그릇된쾌락을 좇는 남성들이 폭발적으로 호응하면서 A씨는 불과 3개월여만에 무려 4,000회의 윤락을 주선할 수 있었다.
지난 4월 서울 Y경찰서에는 여고 2년생 B양이 윤락행위를한 혐의로 붙잡혀 왔다.채팅에 빠져 살던 B양은 “10만원을 줄테니 한번만 만나자”는 한 직장인의 요구로 성매매(원조교제)를 시작했다.적지않은 돈에 유혹된 B양은 이후 직접 대화방을 개설해 30∼40대 남성을 유혹하면서 스스로 ‘인터넷 꽃뱀’이 됐다.
여대생 C씨는 최근 인터넷 채팅을 하다 심각한 언어 성폭력을당했다.‘2028설남설녀들의 챗방’(20세에서 28세 사이 서울사는 남녀의 채팅방)에 들어온 D씨에게 상대남자가다짜고짜 “첫 성경험을 이야기해 달라”고 물어왔다.강하게 항의를 하자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 돌아왔다.
회사원 D씨는 지난달 아들의 방에 있던 PC를 거실로 내왔다.우연히 보게 된 아들의 PC모니터 화면에는 포르노사이트 업체로부터 발송된 수백통의 음란사진 e메일이 들어있었다.평소의 막연한 불안감이 현실로 나타난데 충격받은 D씨는PC를 내놓은 것만으로는 불안해 학교과제가 아니면 아예 인터넷을 못쓰게 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성 쾌락 추구가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사회전체의 성 윤리가 총체적으로 무너져내리고 있다.사이버공간과 실제공간을 넘나드는 그릇된 성 쾌락이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층에까지 무차별로 파고들고 있다.갈수록 자극의강도가 높아지고 수단과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사이버공간(온라인)=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6월말 현재 유해정보로 분류해 놓은 사이트 12만7,000여건 가운데 90%는음란물 관련 정보들이다.그만큼 음란물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그러나 전문 포르노배우들의 단순한 나체사진은 요즘네티즌들에게 별 자극을 주지 못한다.남의 생활을 몰래 찍은 ‘훔쳐보기’,스스로 나체사진을 공개하는 ‘자작사진’,웹카메라를 이용한 ‘화상채팅’ 등 더욱 자극적인 새로운 쾌락거리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를 통한 성폭력 문제도 심각하다.올초 사이버성폭력추방네트워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녀 각 31%와 37.
6%가 성에 관련된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었고,남자 11%와여자 20.8%는 현실에서 성관계를 맺을 것을 요구받았다.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답한 ‘가해자’도 상당수에달했다.남자는 13.9%,여자는 5.4%가 성에 관련된 욕설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자 9.2%와 여자 3.2%는 사이버섹스를,남자 6.3%와 여자 1.5%는 실제 성관계를 남에게 요구해본 적이 있었다.
◆실제공간(오프라인)=경찰 관계자는 “최근 적발되는 성매매(원조교제)의 80%는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전했다.스카이러브 러브세이 러브챗 사랑만들기 늑대여우대화방 채팅나라 등 인터넷 대화방을 통해 주로 성매매가 중개되고 있다.최근에는 비공개사이트를 통해 지하로 잠입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적발이 쉽지 않다.이런 비밀클럽들은 간단한 1차 인터넷 주소만 갖고는 접속도 할수 없다.
올초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3%가 ‘스와핑’(부부 맞교환)을 할수도 있다고 답하는 등 성 의식 자체가크게 문란해지고 있다.일본에서 들어온 음란문화도 점차 확산돼 최근에는 인터넷에 여성들의 속옷을 판매하는 사이버장터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지난달에는 한 호주교포가 ‘남녀 혼숙여행을 가려고 하니희망자는 10만원을 보내라’는 거짓 e메일을 유포해 무료 200여명이 돈을 떼이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서울경찰청 강승수(姜承秀)사이버수사대장은 “성 쾌락에 탐닉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신종 인터넷 사기가 폭발적으로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공간의 건전화와 법령정비 시급=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김옥순(金玉順)연구실장은 “그릇된 성 문화의 해결책을 사이버공간 안에서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뒤 “정보화사회에 들어오면서 급속도로 신체에 대한 소중함을잃어버리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기 몸을 소중하게 가꾸는방법을 학교나 가정에서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정책연구원 김은경(金恩璟)선임연구원은 “국내에서도인터넷스토킹 등 새로운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 관련 신종범죄를 막기 위해 발빠른법률 정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조현석기자 windsea@.
***최영애 성폭력 상담소장.
“네티즌들의 성문화가 쾌락과 폭력적인 성추구로 치닫고있습니다” 사이버 성폭력 추방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www.sisters.or.kr) 최영애(崔永愛) 소장은 “익명의 세계에 몸을 숨긴 사이버 성폭력이 마지막 경계선까지 넘나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사이버 성폭력의 유형은 크게 성적욕설,성적 표현,사이버섹스 요구,현실적인 성관계 요구 등4가지로 꼽힌다.스와핑(부부 교환)과 온라인 매매춘 뿐아니라 이제는 사이버 성폭력이 실제적인성폭행으로 연결되고있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명문대 동거사이트와 새롭게등장한 일본의 강간게임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사이버 세계의 성적 일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는 올바른 성문화의 부재(不在)에 따른 현상으로 최 소장은 분석하고 있다.그는 “소유와 놀이개념의 성이 아니라 관계중심의 성인식이 필요하다”면서 “일방통행적인 성관계가 아니라 상호 동의와 여성의 거부를 받아들이는 남성들의 태도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여성 네티즌의 절반 가량이 사이버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대해 최 소장은 “사이버 성폭력은 온라인에서 누릴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화범죄”라면서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다는 이유로 사이버 성폭력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인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이버 성폭력은 여성이 먼저 유발한다는 시각도 남성들의 편견에 기인한 것으로 단언했다.최 소장은 “여성들도 채팅을 통해 성적 대화를 얼마든지 나눌 수 있다”면서 “‘밤늦게 야한 옷차림을 하고돌아다니지 말라’는 것이 성폭력 예방대책이 될 수 없듯이 여성들의 성에 대한 자유로운이야기를 성적 욕구로 착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선진국도 사이버 성폭력의 제재에 대해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법적인 안전장치도 필요하지만 성평등 의식,존중과 배려,인권을 당연시하는 교육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지난 4월 서울 Y경찰서에는 여고 2년생 B양이 윤락행위를한 혐의로 붙잡혀 왔다.채팅에 빠져 살던 B양은 “10만원을 줄테니 한번만 만나자”는 한 직장인의 요구로 성매매(원조교제)를 시작했다.적지않은 돈에 유혹된 B양은 이후 직접 대화방을 개설해 30∼40대 남성을 유혹하면서 스스로 ‘인터넷 꽃뱀’이 됐다.
여대생 C씨는 최근 인터넷 채팅을 하다 심각한 언어 성폭력을당했다.‘2028설남설녀들의 챗방’(20세에서 28세 사이 서울사는 남녀의 채팅방)에 들어온 D씨에게 상대남자가다짜고짜 “첫 성경험을 이야기해 달라”고 물어왔다.강하게 항의를 하자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 돌아왔다.
회사원 D씨는 지난달 아들의 방에 있던 PC를 거실로 내왔다.우연히 보게 된 아들의 PC모니터 화면에는 포르노사이트 업체로부터 발송된 수백통의 음란사진 e메일이 들어있었다.평소의 막연한 불안감이 현실로 나타난데 충격받은 D씨는PC를 내놓은 것만으로는 불안해 학교과제가 아니면 아예 인터넷을 못쓰게 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성 쾌락 추구가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사회전체의 성 윤리가 총체적으로 무너져내리고 있다.사이버공간과 실제공간을 넘나드는 그릇된 성 쾌락이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층에까지 무차별로 파고들고 있다.갈수록 자극의강도가 높아지고 수단과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사이버공간(온라인)=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6월말 현재 유해정보로 분류해 놓은 사이트 12만7,000여건 가운데 90%는음란물 관련 정보들이다.그만큼 음란물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그러나 전문 포르노배우들의 단순한 나체사진은 요즘네티즌들에게 별 자극을 주지 못한다.남의 생활을 몰래 찍은 ‘훔쳐보기’,스스로 나체사진을 공개하는 ‘자작사진’,웹카메라를 이용한 ‘화상채팅’ 등 더욱 자극적인 새로운 쾌락거리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를 통한 성폭력 문제도 심각하다.올초 사이버성폭력추방네트워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녀 각 31%와 37.
6%가 성에 관련된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었고,남자 11%와여자 20.8%는 현실에서 성관계를 맺을 것을 요구받았다.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답한 ‘가해자’도 상당수에달했다.남자는 13.9%,여자는 5.4%가 성에 관련된 욕설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자 9.2%와 여자 3.2%는 사이버섹스를,남자 6.3%와 여자 1.5%는 실제 성관계를 남에게 요구해본 적이 있었다.
◆실제공간(오프라인)=경찰 관계자는 “최근 적발되는 성매매(원조교제)의 80%는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전했다.스카이러브 러브세이 러브챗 사랑만들기 늑대여우대화방 채팅나라 등 인터넷 대화방을 통해 주로 성매매가 중개되고 있다.최근에는 비공개사이트를 통해 지하로 잠입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적발이 쉽지 않다.이런 비밀클럽들은 간단한 1차 인터넷 주소만 갖고는 접속도 할수 없다.
올초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3%가 ‘스와핑’(부부 맞교환)을 할수도 있다고 답하는 등 성 의식 자체가크게 문란해지고 있다.일본에서 들어온 음란문화도 점차 확산돼 최근에는 인터넷에 여성들의 속옷을 판매하는 사이버장터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지난달에는 한 호주교포가 ‘남녀 혼숙여행을 가려고 하니희망자는 10만원을 보내라’는 거짓 e메일을 유포해 무료 200여명이 돈을 떼이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서울경찰청 강승수(姜承秀)사이버수사대장은 “성 쾌락에 탐닉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신종 인터넷 사기가 폭발적으로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공간의 건전화와 법령정비 시급=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김옥순(金玉順)연구실장은 “그릇된 성 문화의 해결책을 사이버공간 안에서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뒤 “정보화사회에 들어오면서 급속도로 신체에 대한 소중함을잃어버리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기 몸을 소중하게 가꾸는방법을 학교나 가정에서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정책연구원 김은경(金恩璟)선임연구원은 “국내에서도인터넷스토킹 등 새로운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 관련 신종범죄를 막기 위해 발빠른법률 정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조현석기자 windsea@.
***최영애 성폭력 상담소장.
“네티즌들의 성문화가 쾌락과 폭력적인 성추구로 치닫고있습니다” 사이버 성폭력 추방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www.sisters.or.kr) 최영애(崔永愛) 소장은 “익명의 세계에 몸을 숨긴 사이버 성폭력이 마지막 경계선까지 넘나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사이버 성폭력의 유형은 크게 성적욕설,성적 표현,사이버섹스 요구,현실적인 성관계 요구 등4가지로 꼽힌다.스와핑(부부 교환)과 온라인 매매춘 뿐아니라 이제는 사이버 성폭력이 실제적인성폭행으로 연결되고있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명문대 동거사이트와 새롭게등장한 일본의 강간게임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사이버 세계의 성적 일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는 올바른 성문화의 부재(不在)에 따른 현상으로 최 소장은 분석하고 있다.그는 “소유와 놀이개념의 성이 아니라 관계중심의 성인식이 필요하다”면서 “일방통행적인 성관계가 아니라 상호 동의와 여성의 거부를 받아들이는 남성들의 태도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여성 네티즌의 절반 가량이 사이버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대해 최 소장은 “사이버 성폭력은 온라인에서 누릴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화범죄”라면서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다는 이유로 사이버 성폭력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인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이버 성폭력은 여성이 먼저 유발한다는 시각도 남성들의 편견에 기인한 것으로 단언했다.최 소장은 “여성들도 채팅을 통해 성적 대화를 얼마든지 나눌 수 있다”면서 “‘밤늦게 야한 옷차림을 하고돌아다니지 말라’는 것이 성폭력 예방대책이 될 수 없듯이 여성들의 성에 대한 자유로운이야기를 성적 욕구로 착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선진국도 사이버 성폭력의 제재에 대해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법적인 안전장치도 필요하지만 성평등 의식,존중과 배려,인권을 당연시하는 교육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2001-07-02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