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요청 장길수군 편지

망명요청 장길수군 편지

장길수 기자 기자
입력 2001-06-27 00:00
수정 2001-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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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장길수군이 탈북 뒤 중국 땅에 숨어살 때 북한의 실상을 적은 편지로 길수가족구명운동본부측이 공개한 것이다.

저는 1999년 1월11일 피눈물의 두만강을 건너 현재 중국땅에서 탈북자 한 사람으로 살고 있는 17살 장길수입니다.

북한에서 먹고 살 길이 없어 자그마한 위 하나 채우기 위해,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탈북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형님을 남겨둔 채 떠난다는 말 한마디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집을 떠났습니다.부모에 대한 생각보다는 굶주림의 고통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굶주림이라는 것이 어찌나 무서운 것인지, 부모 자식을 갈라 이산가족을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는 사람까지 잡아먹는 비참한 현실을 빚어내더군요.그래도 중국에 와 보니 북한보다는 많이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정신적 심리적 고통과 불행이 뒤따랐습니다.수시로 조여드는 감시와 조사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아무런 보장없이 하루살이처럼,바람에 날려다니는 먼지처럼 살아야 하는 것이 탈북자들입니다.

중국 공안의 손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운명이었지만큰아버지,큰어머니는 사랑의 품에 안아주셨고 마음 속에 희망을 심어주셨습니다.그때부터 나 자신도 살아 숨쉬는 인간이라는 것을 의식했습니다.그리고 대한민국,자유,인권,유엔인권사무소를 알게 됐습니다.



한 인간이 진정으로 인권을 보장받고 자유를 찾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귀한 것인지 지금에 와서야 진심으로 깨우쳤습니다.희생없이 좋은 결과가 얻어지지 않듯이 우리가자유를 찾는 길에도 쓰라린 고통과 희생이 있었습니다.(중략) 이 지구 땅에 다시는 북한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이바지하고 열심히 살아가렵니다.북한이야말로 이 시대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21세기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2001년 5월.
2001-06-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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