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 어울리는 곳이 명당”

“땅과 사람 어울리는 곳이 명당”

윤창수 기자 기자
입력 2001-06-22 00:00
수정 2001-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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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가장 비싼 땅이 명당이지.” 요즘 몸이 많이 아픈 풍수지리학자 최창조씨(51)가 아들의 ‘집터를 잘못 쓴 게 아니냐’는 질문에 들려준 답이다.EBS ‘최창조의 풍수기행’(목요일 오후8시30분∼9시)의7월12일 방송예정인 ‘개발과 보전의 땅,안면도’편 촬영현장인 안면휴양림에서 20일 만난 최씨에게서는 땅을 어머니로 여기는 지리학자의 고뇌가 묻어났다.“방치보다는 철저한 계획으로 이루어지는 개발이 낫다”는 안면도 개발계획에 관한 의견이나 집터에 대한 아들 관련 질문의 답변에도 개발과 보전 사이의 갈등이 담겨있었다.

충남도청은 오는 4월부터 태안군 안면도 승언리 꽃지 해수욕장 일대에 대규모 국제꽃박람회장을 세울 계획이다.최씨는 “지형이 곶이라 ‘곶지’가 변해 지명이 ‘꽃지’가된 곳에 꽃박람회장을 만든다면 나쁜 개발은 아니다”라고말했다.하지만 30년 전 최씨가 처음 찾은 안면도에서는 해안에 사막과 같이 끝없이 펼쳐져 있던 사구(砂丘)가 이제는 난개발로 사라져버린 데 대해서는 몹시 안타까워했다.

‘최창조의 풍수기행’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선거전 조상의 묘를 옮겨 대통령에 당선됐다거나,JP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선친의 묘를 다시 쓴다는 ‘풍수지리=묘자리’식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시작됐다.나쁜 땅을 찾아 절이나 탑을 세우고 사람과 땅이 교감을 나누는 우리나라의 ‘자생풍수’를 알리려는 것이다.자생풍수의 요체는 어머니인 땅이 병들었다면 침을 놓아줘야 한다는 것으로 이 침이나 뜸이 ‘환경친화적 개발’이다.즉 보통사람들이 풍수하면 떠올리는,좋은 땅을 찾아 복을 받는다는 생각과는 정반대다.

풍수의 핵심은 땅의 기운,즉 지기(地氣)로 과학적 이론화가 어렵다.하지만 최씨는 “지기는 누구나 느낄 수 있다”면서 “등산을 하다 맘에 드는 곳에 쉬면 그 곳의 지기가사람과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땅과 사람이 서로 어울려야 하는 것으로 결코나쁜 땅이란 없다”고 강조했다.한가지 예로 영친왕의 무덤인 영원은 지기와류지처(地氣渦流之處)로 뱀소굴이긴 하지만 뱀사육장이나 정신병원터로는 알맞다고 말했다.따라서 누구에게나 맞는 땅은 모두 다르므로 사람을 모르고 명당을 찾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갯벌이 중요한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어차피 공항이필요하다면 내륙보다는 해안이 낫기 때문에 영종도공항 개발을 반대하지도 않았다.앞으로는 서울에서 멀더라도 병든어머니인 땅을 고쳐주는 곳을 직접 찾아가 방송할 계획이다.



안면도 윤창수기자 geo@
2001-06-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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