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예측할 수 없는 발전,부의 양극화 현상,대학문화의 개인화 등 최근 나타나고 있는 각종 현상들은 우리 문화에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아직 모습이 뚜렷하지는 않지만곳곳에서 새로운 문화가 태동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대한매일은 이런 새문화의 현장과 그 문화를 이끄는 ‘일꾼’들을 찾아 매주 시리즈로 싣는다.
“김가을 선수 12시 방향으로 이동,광적으로 집중공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아∼잘 막아냈습니다.” “다시,만납니까? 만나서 또 한판 격돌합니까?” “서로서로 누가 많이 부수나 내기하고 있습니다아∼.” 요즘 막 떠오른 이색 직업인 게임캐스터(인터넷 게임 중계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 정일훈씨(32)는 최근 서울 세종대대양홀에서 열린 한 스타크 게임 결승전 중계를 하면서 이렇게 열을 올렸다.
그는 게임이 열릴 때마다 신명이 넘친다.마이크에 침을 튀겨대며 게임 대결의 흥미진진함과 현장의 열기를 고조시키는 것이 그의 업무다.
프리랜서 아나운서였던 정씨는 99년 3월 케이블TV 투니버스에서 처음으로 스타크 중계를시작,국내 최초의 게임캐스터가 됐다.
“뒤치기(몰래 뒤에서 공격하기),쌈싸먹기(빙둘러 포위하기) 등 프로게이머들이 쓰는 전략·전술 용어는 모두 비속어인데다 테란(인간),저글링(돌연변이 생명체) 등 게임 캐릭터들의 이름 또한 죄다 외래어라 정말 방송하기 힘들었다”고 정씨는 개척자의 어려움을 기억했다.
축구,야구처럼 경기용어가 정해져 있지 않았던 터라 게임해설을 처음으로 시작한 고려대 동문인 엄재경씨(32)와 함께 모든 것을 만들어내야만 했다.
그는 이날 결승전 중계를 마치면서 공식적으로 스타크 중계 은퇴를 선언,참석한 관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결승전은 4,600여명의 관중이 몰려들어 2,000여명의 사람들이 자리가 없어 돌아갈 정도로 성황이었지만 이때가 은퇴를 선언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스타크가 나온지도 벌써 3년이나 됐다.스타크가 프로레슬링처럼 한때 반짝 하는 유행이 되지 않도록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국산게임 ‘킹덤 언더 파이어’(kingdom under fire) 중계를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서다.
게임해설가 김승범씨(24)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천리안의프로게임 구단인 페가수스팀의 프로게이머였다.하지만 팀성적이 별로 좋지 않아 최근 팀이 해체돼 지금은 게임해설가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자칭 ‘실력’과 ‘말발’을 겸비한 해설가다.프로게이머로 활약했기 때문에 게임실력이 현역 게이머들에 비해 전혀 뒤질 바 없다며 자신만만하다.
그는 축구 게임인 피파 해설이 전문이다.진짜 축구경기 해설가처럼 네덜란드,브라질,이탈리아,스페인 등의 유명선수와 전략은 모두 외운다.실제로 축구를 공부해서 게임축구와 접목시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진정한 해설가라는 것이 그의생각이다.
캐스터들의 ‘오발탄’성 질문에 해설가들이 ‘우물쭈물 능구렁이’식으로 대답하는 것은 게임중계에서도 흔히 볼 수있는 풍경이다.
“캐스터들은 대개 리포터나 아나운서 출신이에요.해설가는 전직이 게임평론가나 프로게이머 등으로 게임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편이죠.” 김씨도 캐스터가 이상한 질문을 해대거나 이들과 호흡이 맞지 않을 때가 가장 난처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의 초등학교 5,6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래 희망직업 1위는 프로게이머.
전직이 프로게이머였던 김씨가 어린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진정한 게이머는 타고나야 한다.프로게이머들이 받는 1,500만∼3,000만원의 연봉은 그들의 나이(17∼23세)에 비해 높으므로 오직 돈 때문에 게이머를 동경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다”고 그는 말한다.
윤창수기자 geo@.
*프로게임구단 15개…매년 정기리그.
스타크래프트 정품 CD가 200만장이나 팔리고 이를 즐기는인구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등 게임 열풍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최근에는 축구 게임인 피파도 정품 CD가 20만장이나판매됐다.
이같은 게임 열기에 힘입어 프로게임리그도 탄생,프로야구처럼 한해동안 정기적으로 진행된다.이에 따라 프로게이머에 이어 게임캐스터,게임해설자같은 새로운 전문직종이 속속등장하고 있다.
지난 98년 선보인 프로게이머는 현재 100여명이 활동중이다.이 가운데 정식으로 구단에 소속된 게이머는 50여명.지난해 60여개나 되던 프로게임 구단의 숫자가 올해는 15개 정도로 대폭 줄었지만 감독,매니저를 따로 두고 게이머들에게 숙소와 이동차량을 제공해 관리하는 등 구단의 질은 높아졌다.게임 수준과 게이머들의 실력도 향상됐음은 물론이다.
게임 리그에도 프로축구나 프로야구에서 보던 현상이 속속등장하고 있다.
각 구단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게이머들의 화려한 유니폼은번쩍이는 비닐 힙합패션에서 검은 망토를 휘두른 대마 왕패션까지 요란하기 짝이 없다.프로게이머 이지훈씨(21)는 구단 마크를 새긴 키보드 가방을 따로 들고 다닌다.스타크의 승패를 좌우하는 보물 마우스를 고이고이 작은 마우스가방에넣어 다니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현상.
삼성전자 칸 소속의 김인경 선수(26)의 하루일과는 쉴틈이없다.오전6시에 기상,구단 차량을 타고 삼성 레포츠센터로이동해서 아침 운동을 한다.수영을 마치고 19인치 평면모니터에 시력보호기가 장착된 컴퓨터 앞에 앉아 오전 개인훈련에 들어간다.오후에는 팀훈련이 있다.팀훈련은 빔프로젝트를 통해 어제 경기의 승패 요인을 모든 선수들과 함께 토론하는 것이다.
프로게이머들이 구단에서 받는 연봉은 평균 2,000만원.최고연봉은 4,500만원 정도로 캐나다에서 온 용병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기욤 패트리 등을 포함,외국에서 온 게이머도 3명이나 국내 게임리그에서 활약중이다.
“김가을 선수 12시 방향으로 이동,광적으로 집중공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아∼잘 막아냈습니다.” “다시,만납니까? 만나서 또 한판 격돌합니까?” “서로서로 누가 많이 부수나 내기하고 있습니다아∼.” 요즘 막 떠오른 이색 직업인 게임캐스터(인터넷 게임 중계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 정일훈씨(32)는 최근 서울 세종대대양홀에서 열린 한 스타크 게임 결승전 중계를 하면서 이렇게 열을 올렸다.
그는 게임이 열릴 때마다 신명이 넘친다.마이크에 침을 튀겨대며 게임 대결의 흥미진진함과 현장의 열기를 고조시키는 것이 그의 업무다.
프리랜서 아나운서였던 정씨는 99년 3월 케이블TV 투니버스에서 처음으로 스타크 중계를시작,국내 최초의 게임캐스터가 됐다.
“뒤치기(몰래 뒤에서 공격하기),쌈싸먹기(빙둘러 포위하기) 등 프로게이머들이 쓰는 전략·전술 용어는 모두 비속어인데다 테란(인간),저글링(돌연변이 생명체) 등 게임 캐릭터들의 이름 또한 죄다 외래어라 정말 방송하기 힘들었다”고 정씨는 개척자의 어려움을 기억했다.
축구,야구처럼 경기용어가 정해져 있지 않았던 터라 게임해설을 처음으로 시작한 고려대 동문인 엄재경씨(32)와 함께 모든 것을 만들어내야만 했다.
그는 이날 결승전 중계를 마치면서 공식적으로 스타크 중계 은퇴를 선언,참석한 관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결승전은 4,600여명의 관중이 몰려들어 2,000여명의 사람들이 자리가 없어 돌아갈 정도로 성황이었지만 이때가 은퇴를 선언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스타크가 나온지도 벌써 3년이나 됐다.스타크가 프로레슬링처럼 한때 반짝 하는 유행이 되지 않도록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국산게임 ‘킹덤 언더 파이어’(kingdom under fire) 중계를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서다.
게임해설가 김승범씨(24)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천리안의프로게임 구단인 페가수스팀의 프로게이머였다.하지만 팀성적이 별로 좋지 않아 최근 팀이 해체돼 지금은 게임해설가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자칭 ‘실력’과 ‘말발’을 겸비한 해설가다.프로게이머로 활약했기 때문에 게임실력이 현역 게이머들에 비해 전혀 뒤질 바 없다며 자신만만하다.
그는 축구 게임인 피파 해설이 전문이다.진짜 축구경기 해설가처럼 네덜란드,브라질,이탈리아,스페인 등의 유명선수와 전략은 모두 외운다.실제로 축구를 공부해서 게임축구와 접목시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진정한 해설가라는 것이 그의생각이다.
캐스터들의 ‘오발탄’성 질문에 해설가들이 ‘우물쭈물 능구렁이’식으로 대답하는 것은 게임중계에서도 흔히 볼 수있는 풍경이다.
“캐스터들은 대개 리포터나 아나운서 출신이에요.해설가는 전직이 게임평론가나 프로게이머 등으로 게임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편이죠.” 김씨도 캐스터가 이상한 질문을 해대거나 이들과 호흡이 맞지 않을 때가 가장 난처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의 초등학교 5,6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래 희망직업 1위는 프로게이머.
전직이 프로게이머였던 김씨가 어린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진정한 게이머는 타고나야 한다.프로게이머들이 받는 1,500만∼3,000만원의 연봉은 그들의 나이(17∼23세)에 비해 높으므로 오직 돈 때문에 게이머를 동경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다”고 그는 말한다.
윤창수기자 geo@.
*프로게임구단 15개…매년 정기리그.
스타크래프트 정품 CD가 200만장이나 팔리고 이를 즐기는인구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등 게임 열풍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최근에는 축구 게임인 피파도 정품 CD가 20만장이나판매됐다.
이같은 게임 열기에 힘입어 프로게임리그도 탄생,프로야구처럼 한해동안 정기적으로 진행된다.이에 따라 프로게이머에 이어 게임캐스터,게임해설자같은 새로운 전문직종이 속속등장하고 있다.
지난 98년 선보인 프로게이머는 현재 100여명이 활동중이다.이 가운데 정식으로 구단에 소속된 게이머는 50여명.지난해 60여개나 되던 프로게임 구단의 숫자가 올해는 15개 정도로 대폭 줄었지만 감독,매니저를 따로 두고 게이머들에게 숙소와 이동차량을 제공해 관리하는 등 구단의 질은 높아졌다.게임 수준과 게이머들의 실력도 향상됐음은 물론이다.
게임 리그에도 프로축구나 프로야구에서 보던 현상이 속속등장하고 있다.
각 구단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게이머들의 화려한 유니폼은번쩍이는 비닐 힙합패션에서 검은 망토를 휘두른 대마 왕패션까지 요란하기 짝이 없다.프로게이머 이지훈씨(21)는 구단 마크를 새긴 키보드 가방을 따로 들고 다닌다.스타크의 승패를 좌우하는 보물 마우스를 고이고이 작은 마우스가방에넣어 다니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현상.
삼성전자 칸 소속의 김인경 선수(26)의 하루일과는 쉴틈이없다.오전6시에 기상,구단 차량을 타고 삼성 레포츠센터로이동해서 아침 운동을 한다.수영을 마치고 19인치 평면모니터에 시력보호기가 장착된 컴퓨터 앞에 앉아 오전 개인훈련에 들어간다.오후에는 팀훈련이 있다.팀훈련은 빔프로젝트를 통해 어제 경기의 승패 요인을 모든 선수들과 함께 토론하는 것이다.
프로게이머들이 구단에서 받는 연봉은 평균 2,000만원.최고연봉은 4,500만원 정도로 캐나다에서 온 용병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기욤 패트리 등을 포함,외국에서 온 게이머도 3명이나 국내 게임리그에서 활약중이다.
2001-05-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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