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동화모임’ 100개

‘어른 동화모임’ 100개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2001-05-02 00:00
수정 200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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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어린이들만 읽는 책이다? 이같은 고정관념이 깨지는 중이다.실제로 동화를 읽는 어른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동화 독서 감상문대회에 성인들이 대거 응모하는가 하면,동화읽는어른 모임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이같은 추세에 맞춰 어른들을 위한 동화 출간도 급증세다.사계절출판사가 최근 주최한 제1회 전국 어린이·어른 독서감상문대회에는 모두 1,800여명이 응모했고 이중 어른이 400여명에이르렀다.또 입상자 59명 중 어른이 15명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 응모했던 어른은 최고 72세의 할머니에서부터군인,대학생까지 연령층이 다양해,동화가 연령에 관계없이 인기를 끌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알려줬다.

우수상을 받은 이효자 할머니(61·강원도 횡성군)는 초등학교 3학년짜리 손자 현이가 권하는 바람에 안경 너머로‘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느라 꼬박 하루가 걸렸다고 밝혔다.이 할머니는 “소시적에 팔자가 사나워서 내가 낳지않은 아기를 키우긴 했지만,지극정성으로 돌보진 못했거든.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그땐 그렇게 안되더라구.짐승인 너도 훌륭히해내는 일을 사람인 내가 하지 못한 게 후회스럽기도 해”라고 감상문에 적었다.

장려상을 탄 고주열씨(한국교원대 학생·장려상)는 같은책을 읽고 “오리알을 부화시켜 자신의 자식처럼 기른 암탉 ‘잎싹’과 같은 어머니 곁에 오리알인 제가 머무른 지도 벌써 스무해가 넘었군요.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라 하지만 애써 그걸 인정하려 하지 않던 제가 이 책을 읽고 나니 많은 후회가 듭니다”라고 지난날에 대한 후회와 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보냈다.

대상을 수상한 김기윤씨(전북 익산시)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건,책임감과 동시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존재의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록 수상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함정금 할머니(72·강원도 원주시)는 ‘오줌 멀리 싸기 시합’을 읽고 “딸만 일곱을 낳으시고 삼신할무이에게 ‘우리 집에두 고추 달린 놈하나만 점지해 주세유.이왕이면 오줌 줄기 실한 놈으로 하나만 점지해 주세유’라고 빌던 친정 어머니 생각이 난다”면서 큰 아들이 다섯살 때 친구들과 함께 오줌멀리 싸기 시합을 하던 모습을 회상했다.

사계절출판사의 김선영대리는 “성인 응모자가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면서 “앞으로 매년 대회를 갖고 동화읽기를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어린이도서연구회(02-3672-4447)가 지원하는 ‘동화읽는어른 모임’은 지난 93년 부평,광명,노원에서 첫 출범한 이래 모임수가 꾸준히 늘어,현재 전국 80곳에서 2,700여명이 100여개 모임을 만들어 활동중이다.모임별로 테마를 정해 각자 책을 읽고 공부하며 1주일에 한차례정도씩 주로 오전에 모여 토론한다.

‘동화읽는어른 모임’ 도봉지역 대표이자 서울권 협의회회장인 고옥희씨는 7살,5살 난 아이 둘을 둔 엄마로 큰 애가 2살 때인 5년전부터 모임에 참여했다.그는 “아이들이어떤 동화를 읽어야 할지,아이들이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을 받을 지가 궁금해 시작했다”면서 “아이들과 책에 관해대화가 잘 통하는 등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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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기자 jhkm@
2001-05-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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