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대사전에 ‘개혁’의 낱말 뜻이 “합법적 절차를 밟아 정치·사회상의 묵은 체제를 새로운 체제로 바꾸는”것으로 정리되어 있다.이것을 구체적으로 접근해보면 여러 설명이 가능하다.
혁명이 사회의 모든 시스템을 변화의 대상으로 삼는 ‘전사회적 개조’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개혁의 경우 범위가제한적이다.혁명과 달리 속도 역시 느리고 완만한 편이다.
혁명이 강제력의 동원에 의존하는 반면,개혁은 철저하게합법성을 띤다.이런 점에서 개혁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이것은 주체의 차이 때문인데,역사적으로 기존 체제를 반대하는 진영에서 혁명의 주체가 나온다면 개혁은 집권세력이나 지배집단이 추진하는 전략이다.따라서 혁명이 아래로부터의 변화라면 개혁은 위로부터의 변화에 해당한다.
개혁은 구체적인 추진방법론에 따라 미세하게 다섯가지정도로 나뉘어진다.전체적인 결함을 인정하고 전체를 바꾸는 개혁(reform),전체와는 무관하게 국부적으로 잘못된 부분만을 겨냥한 개혁(correct),일부 잘못된 부분의 변화를통해서 전체를 교정하는 개혁(amend),잘잘못과 무관하게더 좋은 방향으로 향상시켜 나가는 개혁(improve),부분의잘못보다는 전체의 구조를 일신하는 개혁(restructure)이있다.
위의 방법론들은 현실의 개혁과정에서 명료하게 구별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실제로 대부분의 개혁은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방법론상의 미세한 차이가 중대한 차이로 증폭될 수 있는데,특히 개혁을 둘러싼 갈등구조의 형성에서 그러하다.개혁의 성공 여부는 개혁을 둘러싼갈등의 조절방식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갈등관계는 힘의관계를 의미한다.개혁은 철저하게 합법성에 의존해서 추진되기 때문에 사회적 힘의 관계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한 성공할 수 없다.개혁의 구심점인 개혁주체를 형성한다든가효과적인 개혁전략을 수립하는 목적 역시 갈등관리를 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개혁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진리가 있다.첫째,개혁의 주체를 가급적 넓게 잡되 그 대상은 매우 좁게 설정해야 한다.모든 사람을 대상으로설정한 개혁은 “실패가 예정된 개혁”이다.둘째,개혁의수혜자가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보다 ‘매우’ 많아야 한다.수혜자의 반응은 소극적이고 분산적이지만 피해자의 반응은 적극적이고 단호하며 집요하고 집단적이기 때문이다.셋째,적대적 반대자와 비적대적 반대자를 구분하는 지혜가필요하다.반대세력의 결집은 작게는 행정비용의 낭비를,크게는 정책의 실패를 강요한다.마지막으로,개혁의 대상에게도 최소한의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결사항전의 위험부담을 덜기 위한 방책이다.
다섯가지 개혁의 방법론과 네가지 개혁의 지침을 기준으로 과거와 현재의 개혁을 평가해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특히 문민정부 아래서 하나회 해체나 고위공직자 재산공개가 성공한 이유와 금융실명제가 실패한 이유를 잘설명할 수 있다.뿐만 아니라 현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진전된 반면,정치개혁이 실종되고 재벌개혁이나 교육개혁이 혼선을 거듭하는 이유 또한 해명할 수 있다.개혁은 원칙인동시에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개혁의 실패는 삶의 퇴보를 가져오고 불만과 갈등을 조장하며 급기야는 혁명이나 반혁명을 동반한다.따라서 개혁은 특정시대의 일시적인 과제가 아니라 전 시대를 통해 지속되어야 하는 과제이다.개혁은 반짝쇼가 아니라 그 자체가 정치이고 행정이며 일상생활이어야 한다.또한 개혁은정권 초기에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집권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단지 강도와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국 은나라 탕왕의 정치가 그러했던 것처럼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자세야말로 개혁의 가장 근본적이고 고전적인 철학적 접근이 아닌가 한다.아직도 2년을 남겨둔 정부에서 개혁의 화두가 실종된 듯해서 매우 유감스럽다.
정 대 화 상지대교수
혁명이 사회의 모든 시스템을 변화의 대상으로 삼는 ‘전사회적 개조’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개혁의 경우 범위가제한적이다.혁명과 달리 속도 역시 느리고 완만한 편이다.
혁명이 강제력의 동원에 의존하는 반면,개혁은 철저하게합법성을 띤다.이런 점에서 개혁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이것은 주체의 차이 때문인데,역사적으로 기존 체제를 반대하는 진영에서 혁명의 주체가 나온다면 개혁은 집권세력이나 지배집단이 추진하는 전략이다.따라서 혁명이 아래로부터의 변화라면 개혁은 위로부터의 변화에 해당한다.
개혁은 구체적인 추진방법론에 따라 미세하게 다섯가지정도로 나뉘어진다.전체적인 결함을 인정하고 전체를 바꾸는 개혁(reform),전체와는 무관하게 국부적으로 잘못된 부분만을 겨냥한 개혁(correct),일부 잘못된 부분의 변화를통해서 전체를 교정하는 개혁(amend),잘잘못과 무관하게더 좋은 방향으로 향상시켜 나가는 개혁(improve),부분의잘못보다는 전체의 구조를 일신하는 개혁(restructure)이있다.
위의 방법론들은 현실의 개혁과정에서 명료하게 구별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실제로 대부분의 개혁은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방법론상의 미세한 차이가 중대한 차이로 증폭될 수 있는데,특히 개혁을 둘러싼 갈등구조의 형성에서 그러하다.개혁의 성공 여부는 개혁을 둘러싼갈등의 조절방식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갈등관계는 힘의관계를 의미한다.개혁은 철저하게 합법성에 의존해서 추진되기 때문에 사회적 힘의 관계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한 성공할 수 없다.개혁의 구심점인 개혁주체를 형성한다든가효과적인 개혁전략을 수립하는 목적 역시 갈등관리를 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개혁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진리가 있다.첫째,개혁의 주체를 가급적 넓게 잡되 그 대상은 매우 좁게 설정해야 한다.모든 사람을 대상으로설정한 개혁은 “실패가 예정된 개혁”이다.둘째,개혁의수혜자가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보다 ‘매우’ 많아야 한다.수혜자의 반응은 소극적이고 분산적이지만 피해자의 반응은 적극적이고 단호하며 집요하고 집단적이기 때문이다.셋째,적대적 반대자와 비적대적 반대자를 구분하는 지혜가필요하다.반대세력의 결집은 작게는 행정비용의 낭비를,크게는 정책의 실패를 강요한다.마지막으로,개혁의 대상에게도 최소한의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결사항전의 위험부담을 덜기 위한 방책이다.
다섯가지 개혁의 방법론과 네가지 개혁의 지침을 기준으로 과거와 현재의 개혁을 평가해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특히 문민정부 아래서 하나회 해체나 고위공직자 재산공개가 성공한 이유와 금융실명제가 실패한 이유를 잘설명할 수 있다.뿐만 아니라 현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진전된 반면,정치개혁이 실종되고 재벌개혁이나 교육개혁이 혼선을 거듭하는 이유 또한 해명할 수 있다.개혁은 원칙인동시에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개혁의 실패는 삶의 퇴보를 가져오고 불만과 갈등을 조장하며 급기야는 혁명이나 반혁명을 동반한다.따라서 개혁은 특정시대의 일시적인 과제가 아니라 전 시대를 통해 지속되어야 하는 과제이다.개혁은 반짝쇼가 아니라 그 자체가 정치이고 행정이며 일상생활이어야 한다.또한 개혁은정권 초기에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집권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단지 강도와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국 은나라 탕왕의 정치가 그러했던 것처럼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자세야말로 개혁의 가장 근본적이고 고전적인 철학적 접근이 아닌가 한다.아직도 2년을 남겨둔 정부에서 개혁의 화두가 실종된 듯해서 매우 유감스럽다.
정 대 화 상지대교수
2001-04-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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