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출자전환, 채권단 갈등

현대건설 출자전환, 채권단 갈등

안미현 기자 기자
입력 2001-04-19 00:00
수정 200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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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출자전환이 주요 채권단간의 갈등 증폭으로 순조롭지 못하다.

18일 채권단에 따르면 한빛은행은 출자전환 선결조건으로2,400만달러(약300억원)의 현대건설 외화대출 연체금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빛,“연체금부터 갚아라”=지난 3월8일 만기된 외화대출 연체금을 먼저 갚아주지 않으면 채권신고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관계자는 “외환은행이 현대건설의 단기유동성부족자금 3,900억원을 산출할 때 이 연체금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어차피 갚을 돈으로 계산해 놓고는 이제와서 못주겠다며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 자금관리단측은 출자전환 대상 채권에 이 연체금도 포함시키자고 주장한다.이 경우 출자전환 액수가 커져신규지원 부담도 그만큼 늘게 된다.한빛이 한사코 거부하는이유다. 한빛측은 “외환·산업 등 다른 은행들도 외화대출금이 있지만 이는 출자전환 대상채권 기준일인 3월28일 이후에 발생한 것인 만큼 형평성 시비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현대건설측이 ‘절충안’으로 600만∼700만달러 부분상환을 제시해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조흥,“담보채권도 포함시켜야”=담보채권을 출자전환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담보가 많은 외환은행에만 유리한 조치라며 반발한다.관계자는 “쌍용양회 출자전환 때,조흥은행은 100% 담보채권자이지만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책임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4,000억원을 내놓았다”며 외환은행의 이기주의를 비판했다.

외환측은 “출자전환 대상 채권은 전체 채권단회의의 84%찬성으로 결정된 내용”이라면서 “행장들이 결정한 원칙을실무자들이 뒤집으려 한다”며 반박했다. 담보가 많은 산업은행의 정건용(鄭健溶)총재도 “채권단 결정을 따라야 한다”며 은근히 외환을 편들었다.그러나 한빛·하나 등 신용채권이 대부분인 은행들은 “당시 채권단 회의때는 각 은행별채권현황 자료가 전혀 제시되지 않아 행장들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워크아웃 기업도 아닌현대건설에 무리하게 워크아웃 잣대를 들이대는 등 외환은행측이 운영의 묘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한빛·조흥은 채권단 5대 운영위원회 멤버여서외환은행은 담보 평가방법의 조정을 통해 절충을 시도하고 있다.

◆투신권,출자전환 불참선언=대한투신 등 19개 투신사 실무진들은 지난 17일 출자전환 불참을 결의했다.투신권 채권은대부분 펀드에 편입돼 있어 해당펀드의 투자자로부터 출자전환 동의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한 채권단관계자는 “사실상 출자전환의 최대 걸림돌은 현대건설 임시주총 때의 소액주주 반대표 행사”라며 “대책마련이 시급함에도 채권단이 집안싸움만 벌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안미현기자 hyun@
2001-04-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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