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가 부하를 버리고 전장을 떠나면 어떻게 될까.
지난달 30일 열린 대한주택보증 주주총회에서 이향렬(李鄕烈) 사장은 2000년도 정관 개정안을 주총장소가 아닌 제3의 곳에서 날치기로 통과시킨 뒤 야반도주하듯 직원들을버리고 주총장을 떠났다.밤 11시30분이 막 지날 때였다.정관개정안은 주택보증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더 이상 새분양아파트에 대해 보증을 해줄 수 없게 되자 ‘자본잠식상태에서 예외적으로 보증해 줄 수 있게 한다’는 변칙적인 안이었다.
그 시각,11층 주총장에선 소액주주인 주택업체 관계자들이 주총 의장인 이 사장이 돌아오기를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주택보증의 김기석 감사와 백준부 관리상무는주택업체 관계자들을 달래며 타협을 모색하고 있었다.사장실 여비서들도 사장이 집으로 간 줄도 모르고 자리를 지켰고 나머지 직원들도 밤샘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 직원들은 자정을 넘기고서야 사장이 정관개정안을날치기로 처리하고 집에 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까지도 직원들은 하나같이 “건교부 차관보까지 지낸 분이 그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할 리 없다”며 애써 위안했다.그러나 뒤늦게 사태를 알고는 허탈해할 뿐이었다.
이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건교부는“분양보증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된다”며 “어떻게든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이 사장을압박했다.주택업체들은 주택보증으로부터 받은 융자금의 15%를 조기 상환할 테니 나머지를 감면해달라고 요구했고,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관개정안을 통과시켜줄 수 없다고 버텼다.이 사장으로서는 양쪽의 압박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그렇다고 정관개정안을 변칙처리한 채임직원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황급히 회사를 떠난 것은 책임있는 경영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주택보증은 난파선이나 마찬가지입니다.죽느냐 사느냐하는 순간에 선원들만 남긴 채 선장이 떠났습니다.그런 배가 다시 떠오른들 무엇 하겠습니까.선원들이 선장을 믿지못하는데…” 주택보증의 앞날을 걱정하며 한 직원이 던진 탄식어린 언급이다.이향렬 사장이 곰곰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 아닐 수없다.
전광삼 디지털팀 기자 hisam@
지난달 30일 열린 대한주택보증 주주총회에서 이향렬(李鄕烈) 사장은 2000년도 정관 개정안을 주총장소가 아닌 제3의 곳에서 날치기로 통과시킨 뒤 야반도주하듯 직원들을버리고 주총장을 떠났다.밤 11시30분이 막 지날 때였다.정관개정안은 주택보증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더 이상 새분양아파트에 대해 보증을 해줄 수 없게 되자 ‘자본잠식상태에서 예외적으로 보증해 줄 수 있게 한다’는 변칙적인 안이었다.
그 시각,11층 주총장에선 소액주주인 주택업체 관계자들이 주총 의장인 이 사장이 돌아오기를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주택보증의 김기석 감사와 백준부 관리상무는주택업체 관계자들을 달래며 타협을 모색하고 있었다.사장실 여비서들도 사장이 집으로 간 줄도 모르고 자리를 지켰고 나머지 직원들도 밤샘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 직원들은 자정을 넘기고서야 사장이 정관개정안을날치기로 처리하고 집에 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까지도 직원들은 하나같이 “건교부 차관보까지 지낸 분이 그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할 리 없다”며 애써 위안했다.그러나 뒤늦게 사태를 알고는 허탈해할 뿐이었다.
이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건교부는“분양보증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된다”며 “어떻게든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이 사장을압박했다.주택업체들은 주택보증으로부터 받은 융자금의 15%를 조기 상환할 테니 나머지를 감면해달라고 요구했고,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관개정안을 통과시켜줄 수 없다고 버텼다.이 사장으로서는 양쪽의 압박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그렇다고 정관개정안을 변칙처리한 채임직원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황급히 회사를 떠난 것은 책임있는 경영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주택보증은 난파선이나 마찬가지입니다.죽느냐 사느냐하는 순간에 선원들만 남긴 채 선장이 떠났습니다.그런 배가 다시 떠오른들 무엇 하겠습니까.선원들이 선장을 믿지못하는데…” 주택보증의 앞날을 걱정하며 한 직원이 던진 탄식어린 언급이다.이향렬 사장이 곰곰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 아닐 수없다.
전광삼 디지털팀 기자 hisam@
2001-04-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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