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賞타기 전쟁

고3 賞타기 전쟁

전영우 기자 기자
입력 2001-03-26 00:00
수정 2001-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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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생들의 ‘상타기 전쟁’이 치열하다.

올 5월부터 시작되는 대입 수시모집 비율이 높아지면서외부단체 수상경력을 비롯한 비교과영역의 비중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 수능이 지난해보다 크게 어려워진다는 발표가 있은 뒤 수시모집 경쟁률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비교적 손쉽게 받을 수 있는 효행·선행·모범상 등을 타려는 경쟁이 뜨겁다.전국 규모의 경시대회 등에서 입상하려면 적잖은 노력과 비용이 투자돼야 하지만 효행·선행상등은 시상 기준이 모호해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되고 있다.

상타기 경쟁이 고교생들의 사회봉사 활동을 활성화시키는등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으나 학생들 사이에는 “내신성적이 5등급이어도 상만 하나 타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말까지 나도는 등 폐해도 있다.

서울시가 매년 5월 시상하는 ‘서울청소년상’에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응모한 고교생은 지난해 171명에서 올해에는 298명으로 늘었다.대부분이 고3 수험생들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담임 교사에게 “우리 아이가 상을 받게해달라”며노골적으로 청탁하거나 상급기관인 교육청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압력을 넣는다.어떤 학부모는 시민·사회단체의 추천장을 학교에 제출,상을 타게 해달라고 생떼를 쓰기도 한다.학교마다 심사기구인 상훈위원회 등이있지만 담임 교사는 ‘무능하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청탁을 쉽사리 거절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일부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극성에 아예 “곧 △△상 추천자를 받을 예정이니 ○○단체에 가서 추천서 등을 받아오라”고 귀띔해주기도 한다.재력이 있는 학부모는 각종 단체에 협찬금을 내는 조건으로 새로운 상을 만들어 상장을받아 내기도 한다.경기도 안양시의 A고교는 학부모들의 극성에 못이겨 올해 교내 효행·선행·봉사상 등의 수상 기준을 완화하고 시상 인원도 30% 정도 늘리기로 했다.

서울 강남의 A고교 3학년 담임교사는 “서울청소년상에응모한 학생의 학부모가 ‘S대에서는 서울청소년상보다 교육감상에 더 후한 점수를 준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추천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해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서울 D고교의 3학년 학부모는 “지난 16일 학부모회의에 갔는데 일부 학부모들이 ‘당신 아들은 전교 1등이라 정시모집으로 명문대에 갈 수 있으니 외부에서 주는 상은 양보해달라’고 통사정해 할 수 없이 허락했다”며 황당해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마다 인정하는 상이 정해져 있어교내상이나 공신력이 떨어지는 단체의 상은 입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실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비교과영역 평가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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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 이송하기자 anselmus@
2001-03-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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