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풍속도](8)은행장 ‘3D직종시대’

[은행 신풍속도](8)은행장 ‘3D직종시대’

안미현 기자 기자
입력 2001-03-24 00:00
수정 2001-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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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은 ‘4D’업종인가.

김병주(金秉柱)서강대 교수가 지난달 21일 열린 금융기관연찬회 석상에서 은행장을 ‘3D업종’이라고 칭했다.이에김경림(金璟林)외환은행장이 한발 더 나가 ‘4D’라고 맞받았다.기존 3D(Difficult,Dirty,Dangerous)에다 ‘Death Devoking’(죽음을 유발할 정도의)을 추가해야 한다고 풀이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 말까지 3년 동안 구속·교체된 행장만도 무려 25명에 이른다.올 들어서도 한빛·평화·광주·경남은행장이 갈렸고,일부 행장의 교체설도 나돌아 30명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재정경제부 차관에서 자리를 옮긴 엄낙용(嚴洛鎔)산업은행총재는 “6개월이 1년 같다”고 털어놓았다.그는 취임하자마자 대우자동차 처리,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국가경제와 직결되는 사안들을 떠맡아야 했다.

다른 은행장들도 마찬가지다.

한쪽으로는 부실기업 퇴출 등 끊임없이 구조조정에 관한결단을 내렸고,다른 한쪽으로는 합병 등 구조조정의 당사자로 홍역을 치러야 했다.

위성복(魏聖復)조흥은행장은 “예전엔 행장이 대장급으로혼자 모든 걸 다했으나 지금은 여신 분야 등이 본부장급으로 넘어가 행장의 시야가 넓어진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고전제한 뒤 “큰 사안들을 결정해야 하는 데다 잘못됐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해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고 고백했다.

그런 탓인지 은행장들 가운데 독주가가 적지 않다.김경림외환·김진만 전 한빛 행장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금융정책 협조 압력에 시달리는 점도 오롯이 행장몫이다.외국인 대주주의 등장으로 ‘시어머니’가 둘이 됐으며,직원들의 눈치도 살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구조조정 한파를 거친 은행원들은 예전처럼 순종적이지 않다.툭하면 행장실을 점거한다.

스스로를 ‘증권사 장돌뱅이’라고 표현하는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은 “‘CEO 주가’라는 말이 생겨나 주가에도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행장들은 해외IR(투자설명회) 등 강행군을 마다하지않는다.

호리에 제일은행장은 앞으로는 행장직이 ‘뉴3D’(Demanding 하고싶어하고,Desirable 바람직하며,Deserving 가치있는)로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은행장의 자질로 ‘이프티’(IFTI)를 꼽았다.Integrity(정직),Foresight(미래예측력),Technical Knowledge(정보산업지식),International Confidence(국제 감각)이다.신은행장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안미현기자 hyun@
2001-03-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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