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방생

[씨줄날줄] 방생

박찬 기자 기자
입력 2001-03-12 00:00
수정 2001-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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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함과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봄이다.새 봄과 함께 생명존중 사상을 그 바탕에 깔고 있는 불교의 방생의식이시작되는 계절이다. 방생(放生)이란 죽게 된 물고기나 새 등을 물이나 산에 놓아주는 것으로 비록 미물이라 할지라도 그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비한 마음의 실천행위이다. 살생(殺生)을 하지 않는 것이 소극적 선행이라면 방생은 적극적선행이다.방생은 음력 3월3일과 8월15일 이루어졌으나 요즘은 날짜에 관계없이 행해지고 있다.

방생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뒤에도 탁발 고행을 계속 하고 있을 때였다.어느날 개울가를 지나는데 어린아이들이 개울에서 잡은 물고기를막대기로 찌르며 놀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것을 본 부처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타이른 뒤 물고기를 다시 개울에 놓아주도록 했다.방생은 자비심의 바탕을 이루는 ‘아히므사’(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지 말라는 뜻) 정신으로 부처님의 기르침인 자비심을 널리 펴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몇년동안 우리 불교신자들의 방생은 그 본래의의미를 잃고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멀쩡히 잘 살고 있는 물고기들을 잡아엉뚱한 곳에 풀어놓는 이른바 ‘놀부방생’때문이다.한겨울에 풀어놓은 물고기들이 수온이 맞지 않아 얼어 죽는가 하면,수입 육식성 물고기들을 우리 하천에 풀어 놓아 토종어류를멸종위기에 빠뜨리고 방생한 물고기들을 잡아서 되파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불교계 일각에선 새로운 방생을 모색해왔다.이제까지의 맹목적인 물고기 살리기 차원에서 벗어나 죽음의 위기에 처한 다양한 종류의 생명을 살리는 방생을 해야 한다는것이다,‘인간방생’에 대해서도 생각할 때라는 것이다.소년소녀가장돕기,무의탁노인돕기,북한동포돕기 등 소외된 이웃에 눈을 돌리는 등 물고기 방생같은 형식적인 방생에서 벗어나 한단계 승화시킨 적극적인 방생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시점에서 최근 대한불교 조계종이 내놓은 ‘환경·인권·생명 방생프로그램’은 불교의 대중적 의식의 하나로자리잡은 방생을 보다 차원높게 변모시키려는 노력으로 보인다.뭇생명의 존엄성을 살리는 현대적 의미의 자비정신을 실현하는 실천 프로그램이 되기 바란다.

박찬 논설위원 parkchan@
2001-03-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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