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보도 ‘신문사訟事’ 비화

언론개혁 보도 ‘신문사訟事’ 비화

박홍환 기자 기자
입력 2001-03-12 00:00
수정 2001-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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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방상훈(方相勳)사장이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문제삼아 이 회사 최학래(崔鶴來)사장,고영재(高永才)편집위원장등 5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함에 따라 언론개혁을 둘러싼 언론사간 시각 차이가 법적 공방으로 비화됐다.

고소장을 접수한 검찰은 금명간 배당 절차를 통해 수사 주체를 정한 뒤 고발인·피고발인 조사를 벌일 방침이지만 언론사간 명예훼손 송사(訟事)라는 점에서 빠른 시일 안에 수사가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검찰 관계자도 “언론계 내부의 일인 만큼 당사자간 합의로 원만히 해결되는게 좋지 않느냐”며 난감한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다.

현재 조선일보측은 구체적인 고소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않고 있다.검찰도 자체 문서처리 내규 등을 내세우며 고소인이 원치 않는 이상 소장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소장을 접수하는 시점부터 수사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일종의수사기록인 소장을 공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장을 공개하는 게 오히려 피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결국 구체적인 내용은 피고소인 소환 조사가 이뤄지는 시점에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측은 한겨레 보도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방 사장은 일단 한겨레가 9일자 1면과 3면에 보도한 내용이‘허위사실’이며 ‘악의적인 왜곡’이라고 주장했다.방 사장은 소장에서 “한겨레신문이 고소인 등이 부자간 매매 형식을 빌려 지분 40%를 편법 상속하면서 수십억원의 세금을포탈한 것처럼 보도한 것은 명백한 거짓이며 악의적인 왜곡보도”라고 말했다.조선일보측은 “이같은 한겨레의 보도를인용보도하는 매체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며후속 보도 가능성도 차단했다.

문제가 된 기사는 한겨레가 언론개혁 테마로 준비해온 ‘심층해부 언론권력’ 시리즈 중 하나.한겨레는 시리즈 두번째기사에서도 “서울 중심부 도로확장 계획이 조선일보 소유건물 때문에 수십년간 이뤄지지 못했다”며 서울시 도시계획에 대한 조선일보측의 압력의혹을 제기했었다.조선일보측이이번에 제출한 소장에서 이 기사까지 문제삼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있다.

검찰 수사의 초점은 과연 방 사장의 주장처럼 한겨레의 보도 내용이 ‘허위사실’이냐는 점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시 방 사장과 아버지인 조선일보 방일영 명예회장의 상속절차,배경 등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다.필요에 따라서는 국세청 직원을 불러 조사할 수도 있다.조선일보측으로서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겨레측은 “언론개혁은 시대적 요청이고 이를 위해서는그동안 성역으로 간주됐던 사주 회사와 족벌언론의 비리를그냥 놔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동안 발로 뛰어서 확인된 것만 기사화했다”고 밝혔다.한겨레는 “보도 내용을 왜곡이라고 주장하는 조선일보에 대해 곧 법적인 절차를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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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환기자 stinger@
2001-03-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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