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여성부의 주임무와 성희롱 퇴치

[오늘의 눈] 여성부의 주임무와 성희롱 퇴치

윤창수 기자 기자
입력 2001-02-22 00:00
수정 2001-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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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는 지난 20일 국무회의에 ‘공공기관의 성희롱 방지추진계획’을 보고한 직후 서울 서초동 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여성부의 관계자는 “공무원 복무규정에 ‘성희롱 금지조항’을 넣고 교육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내용을 요약했다.

요즘 ‘공직사회의 성희롱 퇴치’는 이처럼 신생부처인 여성부의 주요현안이 되고 있다.최근 군부대와 총리실의 성희롱 사건 등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성희롱 퇴치’에 힘을쏟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이런 모습에 일각에서는 여성부가 아니라 ‘성희롱퇴치부’라며 냉소를 보내기도 한다.“여성의 차별대우 해소,지위 향상 등 굵직한 일이 산적해있음에도 기껏 ‘성희롱’에만 매달려 있느냐”는 비아냥이다.

이에 대해 여성부는 “‘남성사회’가 차별의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성희롱 퇴치’야말로남녀불평등 해소의 첫걸음이며 ‘남성사회’가 그 의미를 축소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정택(玄定澤) 여성부 차관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여성부의 견해를이렇게 밝혔다.“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환경조성이 여성부의 본령임은 분명하다.그러나 여성이 사회로나서기 위해서는 남성들이 여성을 동료로 대우해줘야 한다.

따라서 성희롱 근절은 여성의 사회진출에 앞서 갖춰져야 할필요조건이다” 이 말은 100% 맞다.그러나 문제는 여성부의 이번 계획에 이런 치열한 고뇌가 전혀 배어있지 않다는 점이다.마치 ‘생각따로 행동따로’의 ‘따로국밥’이라고나 할까.국무회의에보고될 정도의 무게있는 계획이라면 성희롱이 빈발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들어있어야했다.각종 제도에 내포된 남녀차별적 요소를 찾아내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처방전이 담겨 있어야 했다.

여성부는 앞으로 남녀평등사회를 이끌기 위한,철학이 담긴각종 정책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

아직 정책부서로서 짜임새가 갖춰지지 않은 탓이겠지만 앞으로 6개월, 1년뒤에도 ‘쉬운 일’만 하려한다면 정말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윤창수 리빙팀기자 geo@
2001-02-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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