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성 짙은 연극 2편 무대에…

실험성 짙은 연극 2편 무대에…

김성호 기자 기자
입력 2001-02-20 00:00
수정 2001-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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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드문 실험성 짙은 연극 두 편이 연극계의 관심을모으고 있다.

극단 열린이 22일부터 3월25일까지 알과핵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데포르마시옹1 햄릿’과 예술의전당이 오는 4월19∼29일 프랑스 작가 앙드레 지드(1869∼1951년) 서거 50주년을기념하여 토월극장에서 공연할 ‘교황청의 지하도’.

‘데포르마시옹…’은 ‘햄릿’을 대사에 의존하지 않는 새극 형태로 변형한 작품이며 ‘교황청…’은 ‘무상(無償)행위’란 실존적 문학용어를 유행시킨 지드의 소설을 연극화했다.

이 가운데 오순한이 극을 쓰고 연출을 맡은 ‘데포르마시옹…’은 햄릿을 비언어적인 방법(소리 이미지 놀이 움직임 등)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무대다.데포르마시옹이란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대신 의식적으로 확대·변형묘사해 작품의본질을 정확하게 표현하면서 미적 효과를 끌어내는 방법.

오순한은 ‘햄릿’ 원 대본을 자기 식으로 해체하며 모든 인물을 등장시키지도 않는다. 왕 왕비 햄릿 오필리어 레어티즈가 등장인물의 전부인 반면 햄릿(햄릿, 죽음의 이미지,삶의이미지)과 오필리어(미친 오필리어,햄릿을 사랑하는 오필리어,수녀 이미지의 오필리어)는 각각 세 명씩 등장해 다양한인물상을 드러낸다.

원작 햄릿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줄거리는 햄릿과 다를 바가없다. 그러나 상황에 얽매여 자신의 인생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고독한 인물, 즉 현대인의 모습을 다양한 동작과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관객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을지기대를 모은다.

‘교황청의 지하도’는 지드가 1914년 발표한 소설로 당시로선 이해되지 않는 등장인물의 현대적이며 실존적인 행위 때문에 주목을 받아온 작품이다.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인간의 참된 모습을 찾으려 했던 지드의 정신이 오늘날 끼친영향과 의미를 찾는다는 게 기획의도다.

이 소설은 신도들이 대하고 있는 교황은 가짜일 뿐 진짜 로마교황이 교황청의 지하도에 갇혀 있다는 황당한 말과 함께진행되는 고등 사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이야기의 줄거리가얽히고 설키어 추리소설과 같은 재미를 전하는 동시에 매우복합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모든 속박에서 해방된 자유로운행동을 하려고 아무런 이유없이’ 어떤 승객을 기차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한 소년의‘무상행위(無償行爲)’를 통해 윤리를 초월한 자유로운 행위가 과연 무엇인지를 실험한다.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문호근 예술의전당 공연예술감독이극화와 연출을 동시에 맡아 본격적인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다.

김성호기자 kimus@
2001-02-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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