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강한 정부론’ 인식차 뚜렷

여·야 ‘강한 정부론’ 인식차 뚜렷

오풍연 기자 기자
입력 2001-02-13 00:00
수정 2001-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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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의 입장.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2일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는 논리로 ‘강력한 정부’를 거듭 비판한 데 대해 여권이 발끈하고 나섰다.

청와대 김성재(金聖在) 정책기획수석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강력한 정부’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김 수석은 “‘강력한 정부’는 ‘스트롱 거버먼트’가 아니라 ‘파워플 거버먼트’란 뜻”이라고 설명한 뒤 “과거처럼 권위적,물리적 힘에 의하지 않고 법과 원칙을 지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강조하는 강력한 정부”라고 부연했다.

김 수석은 “‘강력한 정부’는 달리 나온 것이 아니라 지난해 금융계 구조조정 및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대규모 노사분규가 발생하는 데도 정부가 무기력하다며 질타하는 여론이 빗발치고,언론도 이를 집중 부각시켜 제기된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다시 말해 의도가 없다는 얘기다.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도 “법과 원칙에 따른 정치는 바로 정도(正道)의 정치이고, 정의롭지못한 법이라는 자의적재단(裁斷) 아래 법을 무시하는 정치행위는 ‘패도(覇道)정치’”라고 이 총재를 몰아붙였다.

또 “엄연히 법이 있는데 초법적,정치적 문제로 외연(外延)을 확대하는 것은 마키아벨리적으로 가는 것”이라며 “악법도 지키고 위법을 선언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충고했다.

여권 고위관계자들의 이같은 발언은 김 대통령이 올 초 ‘강력한 정부’를 거론했을 때부터 사시(斜視)로 바라보고 있는 야당 뿐 아니라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도 겨냥한 것으로여겨지고 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야권의 입장.

대법관 출신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2일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제시하면서 여권이 내세우는‘법과 원칙론’을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총재단과 당 소속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여권이 강한 정부,강력한 여당을 말하면서 법과 원칙이란 말을 함부로 쓰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 총재는 “여권이 내세우는 법과 원칙은 힘으로 야당과언론을 제압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의로운 법만이 법이며,정의롭지 못하게 쓰이는 법은 이미 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라는 해석에 배치되는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대목이다.

이 총재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총재의 발언은 특정 법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법은 정의롭게 사용돼야 한다는 일반 원칙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총재가 최근 정부의 언론사세무조사를 반대하는 등 평소 ‘법대로’ 이미지에 상충된다는 지적에 대해 논리적 방어벽을 형성하려는 의도가 짙다는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 총재는 이날 “정치의 기본은 법과 원칙에 입각한곧은 정치,법과 원칙이 바로선 정도(正道) 정치”라며 “법과 원칙의 바탕 위에 국민을 우선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야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여권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김상연기자 carlos@
2001-02-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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