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광장] 북한의 변화와 합리적 대북 정책

[대한광장] 북한의 변화와 합리적 대북 정책

황병덕 기자 기자
입력 2001-01-26 00:00
수정 2001-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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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행보가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최근 장쩌민(江澤民)중국주석의 초청으로 방중,중국 개혁개방 모델의 모범사례인 상하이 푸둥(浦東)지역을 집중시찰하였다.또한 북한은 전변의 세기를 맞이하여 신사고를 강조하는등 과거 ‘우리식 사회주의’고수노선으로부터 개혁·개방으로 상당한 수준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북한의 모습은 단지 전술적 변화를 보여주는 것일 뿐,반제국주의적 자립갱생형 사회주의라는 국가발전 전략의 변화를 의미하는것은 아니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그러나 이처럼 소극적으로 북한 변화를 해석하기보다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역사적 관점에서 조망하고,이에 부응하는 대북정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사회주의 붕괴가 시사하듯이 북한사회주의도 우여곡절을 겪을지언정결코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 탈냉전 후 소련 및 동구권 국가는 물론중국도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포기하고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는 등자기혁신을 도모하므로, 북한도 세계체제에서 생존하기위해 기능할수 없는 사회주의 체제를 점차 시장경제 체제로 변모시켜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북한은 사회주의 국제분업 체제에서 원자재를 수출하고 자본재를 수입하는 내수지향적 수입대체 산업화전략을 통해 산업화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사회주의 국제분업 체제가 붕괴함에 따라 현상유지조차 어렵게 되었으므로 국가경쟁력을 갖추려면 체제변화를 도모해야 한다.이러한 역사적 발전과정은 과거 영국 프랑스 등을 주축으로 자본주의가 봉건주의보다 우월한 것으로 입증되면서,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봉건제의 지배계층이 ‘위로부터 개혁’을 통하여 자본주의를 새로운 국가발전 양식으로 채택,발전시킨 점과 유사한 것으로보인다. 이러한 역사적 상황은 북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북한사회주의는 더 이상 기능할 수 없으며,민족문제 해결에서도 결코 남한 자본주의와 경쟁할 수 없는 낙후된 체제다.따라서 북한은 여건이 허락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체제변화를 도모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유교사회주의적 병영국가 체제를 변화시키고자 우리는 북한체제 변화를 강요하기보다는 북한 스스로 변화,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발전을 통한 변화’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발전을 통한 변화’전략은 북한변화 여건을 조성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한반도 평화정책을 구사,남북한 안보를 보장하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여 북한의 안보불안을 불식하고,북한 산업화 지원을 통해북한경제의 탈사회주의를 촉발시키는 한편, 점진적인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체제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흡수통일 불안감을 불식해 북한스스로 체제변혁의 역사적 길을 걷도록 하는 대북정책을 의미한다.더나아가 ‘발전을 통한 변화’전략은 동아시아 역내국가들간의 대립과갈등을 해소하여 동아시아 지역적 동질성을 확대해나감으로써 북한의변화를 촉진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한다.

북한이 체제개혁의 내적 욕구를 분출하도록 주변여건을 조성해나간다면 북한은 개혁·개방 및 산업화를 통해 사적 이익관계 강화,원시적 평등주의와 공동체의식 약화 등 공동체사회를 이익사회로 점진적으로 전환시켜 한반도 평화통일 여건도 조성할 것이다.그러므로 ‘발전을 통한 변화’전략은 한반도 현상유지 정책이 아니라 북한체제 보장을 통한 한반도 현상유지에서 출발하여 종국적으로 북한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한반도 현상타파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체제변화 과정이 현 지배계층의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급격하게 진행될 경우 북한 지배계층은 기존체제에 안주할 가능성이 농후하다.이러한 측면에서 남북간 급진적 교류를 추진할 경우 북한은체제붕괴를 우려하여 체제변모 과정을 역설적으로 제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은 교류 위주의 접근을 통해 북한의 체제변화를 유도하기보다는 북한 스스로 발전·변화할 수 있도록 환경을조성해주는 협력 위주의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황병덕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2001-01-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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