除雪 나선 한 공무원의 아내가 쓴 글 잔잔한 감동

除雪 나선 한 공무원의 아내가 쓴 글 잔잔한 감동

입력 2001-01-19 00:00
수정 2001-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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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라 내린 폭설로 나라 전체가 홍역을 치른 가운데 제설작업에 나섰던 한 공무원의 아내가 서울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눈이 오는데…어느 공무원의 아내’라는 제목으로 돼 있는 글에서그녀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때 눈이 쏟아지자 남편은 말없이집을 나섰다”며 “뉴스에선 도로가 미끄러워도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구경만 하고 있다고 호통을 쳤지만 남편은 밤샘 제설작업 때문에 허리가 뻐근해 세수도 제대로 못했다”고 적고 있다.

이 글은 게재 하루만에 1,000여명이 열람했다.다음은 이 글의 요약.

크리스마스 이브였어요.나는 은근히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있었지요.아니나 달라요? 11시반쯤 되었을 거예요.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화이트 X-마스가 되려나 봐요.” 나는 남편을 향해 환호했습니다.

“어디 봐.” 남편은 벌떡 일어나 창문 밖을 향하고 있는 내게로 다가왔어요.나는얼른 남편을 향해 웃어보였지요.아주 짧은 순간이었습니다.남편이갑자기 작업복을 주섬주섬 입는 거예요.5분도 안돼 남편은 “못들어올 거야.기다리지 말고 자”하며 나가더군요.

남편 사무실에서는 남편이 나간 뒤에야 비상이 걸렸다고 연락이 왔어요.미끄러운 도로에 모래를 뿌려야 한다는 군요.그때서야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기대했던 나의 생각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 알게됐답니다.

남편은 공무원입니다.눈만 오면 밤이나 휴일을 가리지 않는답니다.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공무원이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요.

남편은 분명히 시험보고 들어간 공무원이거든요.

“몇 차 뿌리고 왔어요?” 오늘 아침 남편에게 묻자 대답 대신 씨익 웃습니다.그래도 나는 압니다.‘크리스마스 이브엔 5대,다음날 오후 1시에 나갔으니까 3대 그리고 지난 밤엔 5대겠지! 차 한대 분의 모래를 뿌리는 데 1시간 가량걸린다고 합니다. 아마도 달리는 차 위에서 밤을 꼬박 새며 요령없는남편은 아마도 1,000삽 뜨고 허리펴기 운동을 했을 거야.’ 그래도 오늘 아침 뉴스에선 도로가 미끄러워도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구경만 하고 있다고 호통을 치는군요.허리가 뻐근하다며엉거추춤 세수를 하던 남편.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진실은 보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밝은 빛을 낸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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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김용수기자 dragon@
2001-01-1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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