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사랑의 온도계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사랑의 온도계

최선정 기자 기자
입력 2000-12-26 00:00
수정 2000-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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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앞에 사랑의 체감 온도계가 설치됐다.

이 온도계는 보통 온도계와는 다르다.온도계는 날씨가 추우면 수은주가 내려가지만 사랑의 온도계의 눈금은 올라간다.추울수록 서로의손을 맞잡고,부둥켜안아 따스한 체온을 나누기 때문이다.

사랑의 온도계는 사회복지 공동모금회가 이웃돕기 모금운동을 통해거둔 성금의 총액을 시민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설치했다.

공동모금회가 12월과 1월 연말연시를 맞아 모금할 목표치는 지난해보다 25%가 늘어난 427억원이다.이는 연간 목표액 563억원의 76%에해당한다. 모금액이 늘어날수록 수은주는 올라가 목표가 달성되면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외환위기이후 회복되던 경기가 최근 들어 다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모금액을 올려 잡은 데 대해 수긍을 못하는 국민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외환위기 때 경험을 해 봤지만 경제가 어려울수록 노숙자는물론,생활고를 호소하는 이웃들이 늘어나 복지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가 성금 목표치를 올려 잡은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경기가 나쁘다고 해서 반드시 불우이웃을 돕는 일이 소홀해지는 것은 아니다.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고 했던가.외환위기를 맞던해에 기업이나 단체에서의 성금은 줄어 들었으나 오히려 개인 성금은 활발했다.최근에도 개인들의 성금 답지는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이웃을 돕고 살아야 한다는 국민적 정서와 저력이아닌가 생각한다.

이웃을 돕는 일은 꼭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은 아니다.지난해 서울시 지하철 모금액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하철 3호선의 경우 부자 동네인 압구정역이나 대치역 보다도 오히려 변두리인 연신내역과 녹번역에서 3∼4배나 많은 성금이 모였다.또많은 액수를 기탁하는 사람 중에는 노점상이나 파출부를 해서 평생모은 돈을 내 놓는 감동적인 경우도 많지 않은가.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기업이나 개인 모두 성금을 내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기업은 체면 때문에 마지못해 내고,개인은 봉급에서 공제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참여하지만 자발적인 참여는 부족한게 현실이다.이에반해미국 가정은 70%가량이 주기적으로 각종 기부에 스스로 참여한다고 하니 그저 부럽기만 하다.

쌀쌀한 날씨 만큼이나 세밑의 경기 체감온도는 떨어지고 있다.그러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아 온 국민이 더불어 산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의 수은주를 끝까지 높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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