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남’ A학점

‘주택+경남’ A학점

안미현 기자 기자
입력 2000-12-21 00:00
수정 2000-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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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은 ‘규모의 경제’는 달성할 수 있어도자산건전성이나 수익성 개선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한미’ ‘외환+한빛’ ‘조흥+광주’ 은행간 합병은 경영지표로 따져보면 ‘최악’의 조합으로 드러났다.반면 ‘신한+제주’ ‘주택+경남’은행은 호전효과가 있다.

한국은행은 20일 최근 추진되고 있는 은행간 합병의 통합경영지표를비교분석한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이 분석자료는 M&A(인수합병) 실무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으나, 경제논리가 실종된채‘합병관철 대(對) 저지’의 양상을 띠고 있는 최근의 합병논의에 적잖은 시사점을 준다.

■국민+주택,실속없다 두 은행이 합치면 총자산은 약 160조원,수신고는 123조원으로 껑충 뛴다.그러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간신히 10%(10.7)를 넘는다.자기자본이익률(ROE) 면에서는 1.

5%짜리(국민)와 24.8%짜리(주택)가 만나 겨우 10.2%를 창출한다.한은관계자는 “통합은행의 지표가 개별은행의 단순합산치를 둘로 나눈것보다 낮다는 점은 그만큼 화학적 시너지효과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풀이했다.즉,‘국민+주택’ 조합은 지표상으로는 크게 나쁘지않지만 수익성및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시너지효과가 크지 않아,정리해고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제로섬게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여기에 외환(국제금융)이나 하나·한미(기업금융)중 한곳이 추가결합하면 ‘범위의 경제’가 구현되면서 시너지효과가 창출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하나+한미,한빛+외환은 최악 하나·한미의 통합 ROA는 0.0%이다.한은 관계자는 “ROA 0%짜리 은행을 만들기 위해 합병한다고 하면 세계가 웃을 것”이라고 말했다.칼라일컨소시엄의 한미은행 증자대금이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돈이 들어왔다고 해서수익성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공적자금이 투입되는 한빛·외환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한빛+평화+경남’은ROE가 무려 마이너스 84%를 기록해 ‘거대한 부실덩어리’의 출현을예고했다.

■주택+경남,대안 가능 미국의 경우 상업은행 평균 ROA는 1.2%,ROE는14.4%이다.합병조합중 이를 충족시키는 곳은 한곳도 없다.

그나마 ‘신한+제주’와 ‘주택+경남’의 통합지표가 양호한 것은“신한·주택이 각각 제주·경남을 흡수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분석했다. 따라서 ‘하나+α’나 ‘주택+경남’을 대안으로 검토해볼만하다고 제시했다.

관계자는 “신한·제주의 성사로 일단 금융구조조정의 물꼬가 트인만큼 이제부터라도 경제논리에 입각한 합병조합을 만들어가는 노력이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한편 한미은행 대주주인 칼라일그룹 김병주(金秉奏) 아시아지역회장은 “밥이 아니라 햄버거도 먹을 수 있다”면서 비우량은행도 검토가능한 합병대상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
2000-12-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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