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일의 국제경제 읽기/ 세계 금융경색 ‘방만한 대출’탓

백문일의 국제경제 읽기/ 세계 금융경색 ‘방만한 대출’탓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0-12-07 00:00
수정 2000-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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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자금난 때문에 뒤뚱거리고 있다. 터키는 6일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들어가고 아르헨티나 등 남미 경제도 총체적 붕괴가 우려된다.10년간 장기호황을 누린 미국은 경기후퇴 조짐이 뚜렷하다.지난해까지 첨단기업들은 넘치는 자금을 주체하지 못했다.세계금융시장이 이렇게 꽁꽁 얼어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경제 분석가들은 큰 이유 중 하나가 은행 대출이 ‘고무 풍선(에어 볼)’처럼 방만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전통적인 대출은 기업의 자산가치에 1차적 비중을 두는데 최근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지나친 기대를 가졌다는 것.특히 통신분야에 대한 과도한 집중은 많은 투자자들을 파산의 길로 이끌었다.부채가 현금 흐름의 10배가 넘는 통신업체도 있다.미국 연방보험공사(FDIC)는 현재 ‘에어 볼’ 대출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가이드 라인을 검토중이다.

자금조달 방식이 은행대출에서 채권이나 주식 등 직접시장으로 바뀐것도 신용경색을 가속화시킨 한 원인이다.채권이나 상업어음, 채권단이 여럿인 ‘신디케이트 론’ 등에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의 등장은돈을 빌려주는 채권자와 빌리는 채무자의 관계를 느슨하게 했다.동시에 채권 소유자들은 은행과 달리 기업사정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징후가 발견되면 자금을 즉각 회수,더 안전한 쪽으로 돌리려 하기 때문에시장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는 경기순환의 정상적인 후퇴국면에서 자금이 최우선 기업에만 몰리는 자금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미국의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사의 댄 게이츠 부회장은 “자금시장이 경색될수록 부채 의존율이 높은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재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우량기업조차 투자자들의 요구 때문에 더 높은 가산금리를 제공하고 이는 금융비용을 높여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게 된다.

미국에서 ‘고수익 고위험’ 기업이 발행하는 정크본드의 부도율은10년내 최고인 5%를 넘었다.신디케이트 론의 악성부채 비율은 3.3%로지난 1년 사이에 1.3% 포인트나 증가했다. 미국의 신용경색은 실물경기를 둔화시켰고 결국 이는 아시아의 대미 수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는대미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화로 외채조정에 나서려 하지만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수출타격으로 외환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있다.채이스 맨허턴 은행의 ‘신디케이트 론’을 운영하는 피터 글라이스틴은 신용경색을 두고 “경색이라기보다 산소가 부족하면 폐용량이 적은 사람은 숨이 조금 가빠지는 현상과 비슷할뿐”이라고 말한다.

백문일 국제팀 기자 mip@
2000-12-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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