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생방송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예측불허 생방송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입력 2000-11-30 00:00
수정 2000-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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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일본영화 수입업자들이 안심하고 개봉하는 장르가 있다.멜로 아니면 코미디.지금까지 개봉된 영화들의 흥행기록을 훑어보면 두 장르는 월등한 강세였다.이 통념을 확실히 굳혀줄 시츄에이션 코미디 한편이 또 간판을 건다.‘웰컴 미스터 맥도날드’(Welcome Mr. Macdonald).이만한 긴장과 소재의 선도(鮮度)를 갖춘 코미디는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영화가 스무고개 게임을 하게 되리란 건 처음엔 아무도 예견 못한다.

라디오 드라마 대본 공모에 당선된 왕초보 아줌마 작가 미야코.한시간 뒤면 드라마가 생방송될 판인데,눈앞에 심상찮은 조짐이 펼쳐진다.왕년에 스타였던 성우 노리코가 꼬장꼬장한 자존심을 내세우며 생트집을 잡기 시작한다.여주인공 이름을 미국식으로 고쳐달라,직업을 바꿔라,무대도 뉴욕으로 옮겨라….그게 화근이 될 줄이야.노리코가 극중 이름을 ‘메어리 제인’으로 바꾸자 그녀를 못마땅해 해온 상대역 하마무라도 뒤질세라 ‘맥도날드’로 이름을 바꿔치기한다.라디오생방송은 한바탕 난리법석 쇼로 뒤엉켜갈 수 밖에 없다.

무대는 라디오 방송국이 전부다.그런데도 따분함을 느낄 틈을 주지않고 바짝바짝 고삐를 죄는 건 영화의 재주다.다음 상황을 점칠 수없는 촘촘한 시나리오가 늘어지는 웃음 대신 긴장섞인 코미디를 선물한다.생방송 스튜디오안에 불가능이란 없다.대본에도 없는 바다와 댐을 날치기로 만들어내거나 기관총,비행기 이륙 효과음 등을 즉석에서 해결하는 대목들은 그대로 폭소지뢰밭이다.‘도나루도’(일본식 ‘도날드’의 발음)를 연발하는 성우들의 막나가는(?) 코믹연기도 못말린다.

웃음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지도 보인다.시시각각 달라지는대본에 끊임없는 애드립으로 위기를 모면해가는 성우들의 모습은,임기응변 인생의 나약함과 불가항력을 에둘러 은유하기에 충분하다.

제한된 공간에 배우들의 짧은 동선,간간이 끼어드는 오버액션이 한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이다.아니나 다를까.이 영화로 데뷔한 미타니 코키 감독은 일본의 중견 연극연출가다.그의 대표작 ‘라디오의 시간’이 영화의 원작.노리코역의 도다 게이코는 실제 인기 성우다.12월2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2000-11-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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