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약·정 합의’ 수용해야

[사설] ‘의·약·정 합의’ 수용해야

입력 2000-11-13 00:00
수정 2000-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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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의료계·약계가 11일 약사법 재개정안에 합의했다.지루한 의료 공백의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국민들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이번 3자 합의안은 의·약계 내부 추인과 국회입법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하지만 1년여 끌어온 의약분쟁 해결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대체로 의료계와 약계의 주장이 고르게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합의안은 쟁점이 됐던 대체조제는 원칙적으로 금지했다.또 처방약품 목록은 지역의사회가 지역약사회에 제공토록 하되 품목수가 지나치게 많거나 변경이 필요할 때는 양측이 협의,조정토록 하고 있다.대체조제 범위를 명확히 하고 처방약품 선정때 의·약간 협조체제를 갖추도록 한 것은 국민들이 처방전에 따른약을 구하지 못해 약국을 전전하는 불편을 줄인 방안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의·약계 양측의 이해 조정에 지나치게 초점이맞춰져 국민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지적이 있음을 의·약·정 모두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협상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의·약계만참여,의료 소비자인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의료비 절감과 과잉진료 방지를 위해 도입이 추진되던 포괄수가제나 주치의제도는 의사들의 주장으로 시행되기 어렵게됐고,약사들의 요구로 조제 과정에서의 약 손실분까지 국민 부담으로안게 됐다.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의·약계는 내부 추인 과정에서 지엽적인 합의 문구 등에 이의를 달며 또다시 합의안을 거부하거나 백지화해선 안될 것이다.벌써부터 의사협의회 찬반투표에서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의쟁투중심의 강경 목소리가 높다는 얘기다.일반약 최소 포장 단위,의약품재분류 등의 내용이 기대에 못미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강경론자들의 주장이다.일부 개원의들이 선택분업을 주장하며 합의안에 반대한다는 소리도 들린다.의사들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의대와 약대도 수업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전공의들은 13일 대표자회의를열고 일단 응급실로 복귀키로 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여곡절을 겪었던 의·약분업을 이제 본궤도에 진입시켜야 한다.이번 합의안은 첫 단추에 불과하다.의·약계 어느 한쪽이라도 합의안을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동안의 의·약·정 대화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의·약계 입장에서 보면 각자 불만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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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입장에서 조금씩 양보해 어렵사리 나온 이번 합의안을 좀더나은 의료체계를 만드는 밑거름으로 활용해주길 당부한다.
2000-11-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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