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버려야 큰 경제 산다

자기를 버려야 큰 경제 산다

입력 2000-11-08 00:00
수정 2000-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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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와 현대건설 문제로 온나라가 술렁이고 있다.주가는 춤추고 금융·기업구조조정은 불투명하다.29개의 크고 작은 기업이 퇴출되는 결정이 내려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시큰둥하다.현대건설과대우차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아무리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이 구조조정을 해도 대우차와 현대건설문제가 조기에 매듭되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는 다시 위기의 수렁으로빠질 것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강철규(姜哲圭)교수는 “현대건설과 대우자동차 문제를해결하지 않으면 외국 투자가들은 한국의 구조조정이 빈껍데기라고평가해 투자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지적했다.올들어 몇차례 금융경색을 불러오면서 불확실성의 중심에 서있던 현대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작년 6월 이후 대우자동차는 매각에 실패한뒤 부도에 직면하고 있다.

한양대 나성린(羅城麟)교수는 “현대건설과 대우차 문제를 해결하는유일한 길은 ‘자기를 버려야 산다’는 각오로 노사와 채권단, 정부가 힘을 한데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대우자동차는 18조원(회사채 포함)의 어마어마한 부채를 안고 있어 한달에 지출되는 이자만도1,500억원을 넘는 천문학적 숫자다.그나마 해외부채 규모는 파악조차되지 않는다. 이런 몸집으로는 현재 매각협상이 진행중인 제너럴 모터스(GM)에 제값을 받고 팔지 못한다는 얘기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심상달(沈相達)거시경제팀장은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는 기업을여지껏 구조조정도 하지 않고 끌고 왔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대우차를 살리려면 직원의 40%를 감원하는 아픔은 불가피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대우차 구성원들에게 해고의 아픔은 크겠지만 대우차를 살려 제값을 받고 팔기 위해서는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그룹도 기업주가 자기를 버리는 특단의 결단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시장의 요구이자 정부의 입장이다.현대건설을살리기 위해 올들어 4차례의 자구안을 내놨지만 제대로 시행된 것은없다.현대는 이번에도 자구안 마련에 오락가락하면서 자구의 시늉만보이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현대를 살리기 위한 문제해결의 핵심을비켜가고 있는 인상이다.

현대건설 문제는 현대건설과 현대그룹에 그치지 않고 금융개혁의 차질도 가져온다는 점에서 해결의 시급성이 요구된다.강철규교수는 “현대건설의 부채가 고스란히 은행의 부실로 되면 금융위기가 다시 올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부실기업은 더이상 생존할 수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피해갈 수 없는 시장의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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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기자 jhpark@
2000-11-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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