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선생의 수많은 명저 가운데 정작 일본인들로부터 더 많이 칭찬받은 저작으로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들 수 있다.
선생은 이 책 출간을 계기로 일본 여러 곳을 돌며 한국 지식인이 관찰한 일본·일본인·일본사회를 주제로 강연하였는데,연설이 끝나면하나같이 청중석 여기저기에서 ‘나루호도’(‘과연 그렇군’ 이라는뜻의 일본어)라는 감탄사가 튀어나오더라고 했다.그런데 같은 내용을 국내에서 강연하면 일본에서처럼 호들갑에 가까울 정도의 감탄은커녕 ‘별것 아니네’식의 시큰둥한 반응이 적지 않더라는 것이다.
약 3년 전 국제통화기금에 자금지원을 요청할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사정이 나빠지자 국제 금융시장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경제 악화의 원인(遠因)과 근인(近因)을 놓고 구구한 분석이 잇따랐다.당시우리경제는 국가재정이나 경상수지에서 결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기보다는 외환부족이라는 일종의 유동성 위기에 맞닥뜨려 있었기때문에 주로 ‘금융’전문가들이 나서서 우리 경제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나름대로의 처방을 내놓곤 했다.
그들의 ‘훈수’ 가운데 지금까지도 유독 기억에 뚜렷이 남는 것은“한국 엘리트들은 지식이 모자란다”와 “한국인들은 대체로 남의말을 잘 듣지 않는다”라는 두 가지 지적이다.
정보가 광속으로 전달되고 확산되는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사회에서지식은 우유와 같다는 말이 있다.유효기간이 있다는 이야기다.어제의 진리가 오늘은 더 이상 진리가 아닐 수도 있으며,심지어 거짓으로변해버릴 수도 있는 것이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의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음풍농월(吟風弄月)하던 농경사회를 그리워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런 여유를 용납하지 않는 고속사회이자 잦은 지식 재충전 또는 갱신을 요구하는 지식사회다.그래서 요즘에는 민간부문,공공부문 할것 없이 ‘지식경영’이 작게는 개인의 자기개발,크게는 조직운영의 핵심화의 화두가 되어 있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유명한 산문 ‘바다’에서 바다의색깔을 예술가답게 서른 여섯 가지로 파악하면서 바다에는 자정(自淨)능력이 많다고 말했다.자연과 달리 인간에게는 자정능력이 부족할 경우가 왕왕 있다.특히어떤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있을 때 사람은 이성적 냉철함을 잃고 감정적·충동적으로 흐르기 쉬우며,이런 상태에서는 종종 실수가 발생한다.
스스로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판단될 때,지식부족으로 사물에 대한정확한 인식이 어렵다고 느낄 때면 과감히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넉넉한 마음가짐이 절실한 요즘이다.
田允喆 기획예산처 장관
선생은 이 책 출간을 계기로 일본 여러 곳을 돌며 한국 지식인이 관찰한 일본·일본인·일본사회를 주제로 강연하였는데,연설이 끝나면하나같이 청중석 여기저기에서 ‘나루호도’(‘과연 그렇군’ 이라는뜻의 일본어)라는 감탄사가 튀어나오더라고 했다.그런데 같은 내용을 국내에서 강연하면 일본에서처럼 호들갑에 가까울 정도의 감탄은커녕 ‘별것 아니네’식의 시큰둥한 반응이 적지 않더라는 것이다.
약 3년 전 국제통화기금에 자금지원을 요청할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사정이 나빠지자 국제 금융시장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경제 악화의 원인(遠因)과 근인(近因)을 놓고 구구한 분석이 잇따랐다.당시우리경제는 국가재정이나 경상수지에서 결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기보다는 외환부족이라는 일종의 유동성 위기에 맞닥뜨려 있었기때문에 주로 ‘금융’전문가들이 나서서 우리 경제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나름대로의 처방을 내놓곤 했다.
그들의 ‘훈수’ 가운데 지금까지도 유독 기억에 뚜렷이 남는 것은“한국 엘리트들은 지식이 모자란다”와 “한국인들은 대체로 남의말을 잘 듣지 않는다”라는 두 가지 지적이다.
정보가 광속으로 전달되고 확산되는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사회에서지식은 우유와 같다는 말이 있다.유효기간이 있다는 이야기다.어제의 진리가 오늘은 더 이상 진리가 아닐 수도 있으며,심지어 거짓으로변해버릴 수도 있는 것이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의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음풍농월(吟風弄月)하던 농경사회를 그리워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런 여유를 용납하지 않는 고속사회이자 잦은 지식 재충전 또는 갱신을 요구하는 지식사회다.그래서 요즘에는 민간부문,공공부문 할것 없이 ‘지식경영’이 작게는 개인의 자기개발,크게는 조직운영의 핵심화의 화두가 되어 있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유명한 산문 ‘바다’에서 바다의색깔을 예술가답게 서른 여섯 가지로 파악하면서 바다에는 자정(自淨)능력이 많다고 말했다.자연과 달리 인간에게는 자정능력이 부족할 경우가 왕왕 있다.특히어떤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있을 때 사람은 이성적 냉철함을 잃고 감정적·충동적으로 흐르기 쉬우며,이런 상태에서는 종종 실수가 발생한다.
스스로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판단될 때,지식부족으로 사물에 대한정확한 인식이 어렵다고 느낄 때면 과감히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넉넉한 마음가짐이 절실한 요즘이다.
田允喆 기획예산처 장관
2000-11-03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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